부산영화제 청룽-김희선 “한국 관객이 한류의 원천”

  • 입력 2005년 10월 8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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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부산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열린 영화 ‘신화’의 기자회견에 참석한 주연배우 청룽(왼쪽)과 김희선. 부산=최재호 기자
7일 부산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열린 영화 ‘신화’의 기자회견에 참석한 주연배우 청룽(왼쪽)과 김희선. 부산=최재호 기자
“(지금까지 출연했던 작품 속에서) 죽으려고 무진 애를 썼어요.(웃음) 근데 주위에서 저를 죽지 못하게 극구 말리는 거예요. 청룽은 베드신도 안 된다, 심지어 ‘뽀뽀’도 안 된다면서요.”(웃음)

아시아의 스타 청룽(成龍·51)은 한국말로 ‘뽀뽀’라고 또박또박 발음하면서 반듯한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 겪는 ‘고충’을 기분 좋게 털어놓았다. 7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파라다이스 호텔에서는 청룽과 한국 배우 김희선(28)이 참석한 가운데 올해 부산국제영화제(PIFF) 오픈시네마 부문에서 상영되는 영화 ‘신화’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중국 탕지리(唐季禮) 감독이 연출한 ‘신화’는 2000년 동안 전설 속에 묻혀 있던 중국 황제의 무덤을 찾는 고고학자 잭(청룽)의 모험과 사랑을 담은 영화. 잭은 꿈속에 나타나는 고대 한반도의 옥수 공주(김희선)와 시공을 초월한 사랑을 나눈다.

“김희선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청룽은 “사람들이 그 예쁜 얼굴에 다 속고 있는 거예요. 영화에선 연약해 보이고 공주 같지만 실제로는 딴판이에요”(웃음)라며 “꼭 예쁘게 생긴 소년이랄까요? 겁이 많은 편이지만 뭔가를 시도해야 할 땐 거리낌 없이 시도하니까요”라고 말했다.

“김희선 씨 몸에는 스위치가 있는 거 같아요. 스위치를 탁 켜면 엉엉 울지만 또 탁 끄면 눈물을 멈추고 곧바로 까르르르 하고 웃어요. 정말 신기하죠.”(웃음)

청룽은 한국말로 “진짜 빨리(운다)!”라고 외치며 장난스럽게 김희선을 칭찬했다. 옆에 앉아 있던 김희선도 “청룽은 중국 사람이자 ‘세계 사람’”이라며 “어느 나라에 가든지 청룽은 그 나라가 원하는 존재가 된다”고 찬사를 보냈다.

김희선이 “청룽은 영하 25도의 냉동 창고 안에서 옷을 다 벗는 연기도 마다하지 않는 연기자”라고 치켜세우자, 청룽은 재빨리 한국말로 “바지 있어(바지는 입었어)”라고 소리쳐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청룽은 한국 영화의 급속한 발전에 대해 “극장에서 한국 영화를 주저 없이 선택하는 한국 관객들이야말로 한국 영화와 한류의 가장 큰 힘”이라며 “중국 홍콩 대만의 영화는 해적판 탓에 급속한 하향 곡선을 그렸지만 한국 영화는 같은 피해를 보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부산=이승재 기자 sj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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