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경영]‘시간을 지배하는 절대법칙’

  • 입력 2005년 3월 11일 16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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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지배하는 절대법칙/앨런 라킨 지음·한근태 옮김/216쪽·8500원·D&C미디어래

“법대를 갓 졸업하고 인생을 한번 제대로 살고 싶은 마음으로 가슴이 뜨거웠던 시절, 나는 즐겨 읽던 소설과 역사를 잠시 옆으로 밀어두고 실용서 한 권을 사 보았다. … 나는 3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른 지금도 문고본으로 그 책을 갖고 있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자서전 ‘마이 라이프’에서 소개한 이 책은 시간관리를 위한, 작지만 귀한 도움말 모음집이다. 어찌 보면 그저 평범하고 상식적인 격언들이다. 하지만 진리는 늘 평범한 상식에 있고, 이를 실천하기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이 책이 제시하는 시간관리의 기본은 계획이다. 그러나 계획은 머리가 아니라 펜을 들고 종이에 써 내려가야 구체적 목표가 된다. 계획은 생각(thinking)이 아니라 쓰기(writing)다.

계획에는 장기, 중기, 단기 계획이 있고 목록마다 우선순위가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일에 A, 비교적 덜 중요한 일에 B, C로 구분하라. A 항목에서도 A-1, A-2, A-3 등으로 세분화할 수 있다.

그러나 저자는 경영학 책의 제안처럼 일주일 168시간, 하루 24시간 기록하는 것에는 반대한다. 그것은 오히려 시간 낭비다. 하루를 시작하고 마칠 때 10분만 계획하라. 하루를 계획할 때 중요한 것은 ‘프라임 타임’(가장 집중도가 높은 시간) 관리다.

에피소드 하나. 남편과 아이들이 집을 나간 아침시간이면 에너지가 분출하는 주부가 있다. 침대정리 설거지 세탁 청소로 미친 듯이 집안을 돌아다닌 뒤 좋아하는 양초 만들기를 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허드렛일을 마친 뒤엔 너무 피곤해 양초를 만들 수 없었다. 선택은 집안 청소와 양초 만들기 시간을 바꾼 것이다.

시간이 없어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는 이들에게 저자는 C를 포기하라고 말한다. 저자는 포기를 주저하는 이들에게 ‘80/20 규칙’을 제안한다. 모든 항목을 가치 순으로 배치했을 때 상위 20%에서 80%의 가치를 얻지만 하위 80%의 항목에선 20%의 가치밖에 못 얻는다는 것이다.

에피소드 둘. 존슨 부인은 네 살배기 딸 때문에 끊임없이 방해를 받는다. 소설을 읽으러 침실로 들어가면 바로 딸이 쫓아온다. 어느 날 자명종을 30분 뒤로 맞춰 놓은 다음, 딸에게 30분간 책을 읽은 뒤 알람이 울리면 놀아주겠다고 말했다. 딸이 밖에서 울부짖고 소리쳤지만 굳게 마음을 먹고 문을 잠갔다. 이러기를 며칠, 딸은 자기 방에서 조용히 놀았다.

원제는 ‘How to Get Control on Your Time and Your Life’(1973년).

이철희 기자 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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