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은 ‘문화재를 체계적으로 보존 관리하여 민족문화를 계승하고 이를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국민의 문화적 향상을 도모하는 것’을 기본 임무로 하는 기관이다. 유 총장도 문화재청 홈페이지에 올린 인사말에서 “문화유산을 온전히 보존해 후세에 물려주는 것은 물론 이를 잘 활용해 국가발전의 원동력으로 삼기 위한 다양한 시책을 펴나가고 있다”고 했다.
그런 문화재청장이 자신의 ‘사적(私的) 역사관’을 기준으로 과거와 유물을 평가하는 것이 옳은지 묻고 싶다. 더구나 과거사 청산에 대한 사회적 합의도 완전히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유 청장의 경험과 시각을 과거에 투사(投射)해 유물을 훼손하는 것이 아니냐는 세간의 우려가 지나치다고 보기는 어렵다.
유 청장은 광화문 현판 교체가 ‘승자(勝者)에 의한 역사 파괴’라는 야당 의원의 공개 서한에 답하면서 “내 꿈은 지조 있는 학자, 양심 있는 문사(文士)로 사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학자나 문사로서 할 일과 문화재청장이 할 일은 다르다. 지금은 공직자로서 공사(公私)를 엄격히 구분해야 마땅하다.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이 시정되지 않고 있으며, 우리 땅에 있는 유적조차 제대로 관리되지 못하는 일이 허다하다. 문화재 발굴과 지정에서 보존과 관리, 조사 연구까지 문화재청이 해야 할 일이 너무나 많은 현실이다. 유 청장은 자신의 역할과 언행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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