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광화문 현판 교체”

  • 입력 2005년 1월 23일 23시 42분



올해 8월 15일 광복절에 박정희(朴正熙) 전 대통령의 친필 한글 광화문 현판이 조선 정조대왕의 한자 글씨 현판으로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유홍준(兪弘濬) 문화재청장은 23일 “광화문은 6·25전쟁 때 불탄 뒤 원래 위치에서 14.5m 뒤로 물러난 곳에 세워지는 등 복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올해 광복 60주년 기념행사에 맞춰 현판이라도 원래대로 한문 서체로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유 청장은 “고종 때 중건된 광화문의 현판은 조선 후기 서예가인 정학교(丁學敎·1832∼1914)가 썼다고 알려져 있으나 사진 기록이 없다”며 “생존 서예가의 작품 중에서 고르기도 난감해 조선시대 최고 성군(聖君)으로 꼽히는 세종대왕이나 정조대왕의 글을 집자하는 방안을 연구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유 청장은 세종보다 정조의 글씨가 더 품위 있어 개인적으로 정조의 글씨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광화문 현판 교체 건은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최종 결정된다.

경복궁의 남쪽 정문인 광화문은 1395년(태조 4년)에 창건돼 정도전(鄭道傳)에 의해 사정문(四正門)으로 명명됐다가 1425년(세종 7년) 광화문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임진왜란 때 불타 없어졌다가 1864년(고종 1년) 흥선대원군의 경복궁 재건으로 옛 모습을 되찾았으나 6·25전쟁 때 다시 불타 없어졌다. 이후 1968년 철근콘크리트 구조로 복원되면서 박 전 대통령의 현판 글씨가 내걸렸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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