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창힐의 향연’…한자는 누가 왜 만들었을까

  • 입력 2005년 1월 14일 16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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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힐의 향연/다케다 마사야 지음 서은숙 옮김/303쪽·1만3500원·이산

창힐(蒼(힐,갈))이 누구인가.

그는 ‘한비자’ ‘여씨춘추’ 등 여러 중국 고전에 ‘한자의 창시자’로 나타나는 신화적 인물이다. 독특한 점은 대부분의 기록에서 그가 ‘네 개의 눈’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그의 글자를 눈이 두 개밖에 안 되는 범인(凡人)들이 익혀야 했으니 고충이 오죽했을까.

이 책은 고대 문명권의 문자 중 오늘날 유일하게 사용되는 ‘한자’에 대한 기록이다. 하지만 ‘한자의 수용과 전파사’로 규정짓는 것은 어색하다. 우리의 지식이 미치는 한, 한자는 대부분의 시대에 이미 충분히 수용되고 전파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중국의 역대 지배자들은 지방마다 같은 글자가 달리 발음되는 현실을 바로잡고자 애썼다. 따라서 다양한 운서(韻書)와 표음(表音) 방법이 개발됐다. 로마 문자가 전파되자 중국인들은 그 효용성에 매료됐다. 그러나 서양인들도 한자의 철학성에 매료됐다. 저자에 의하면 ‘유토피아의 문자’로 서로를 바라보았던 것이다.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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