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너무 일찍 알아버린 삶과 죽음의 근사치에 대해, 근접해 있는 존재와 소멸의 함량에 대해, 세포처럼 끊임없이 분열하는 것들을 쓰고 싶었다. T S 엘리엇은 말했다. 시는 언제나 모험 앞에 서 있다고.
생각해 보면 나의 도전은 무모했다. 시의 중심을 알 수 없었던 나는 늘 이방인이었다. 당선 소식을 듣고 난 후, 성탄 캐럴이 울리는 번잡한 거리를 혼자 걸었다. 마치 동굴에서 탈출한 크로마뇽인처럼…. 나는 그날, 화석 속에서 튕겨져 나온 구석기인처럼 외로웠다.
나를 믿고 지켜봐 준 남편과 자신감을 뿌리 깊게 심어주신 하현식 교수님, 이재무 선생님, 감사합니다. 호된 비평가인 딸 다혜와 아들 정빈이에게 사랑한다는 말 전하고 뽑아주신 심사위원 두 분께 내 안의 혹독한 다짐을 바친다.
이영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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