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국내 발레계 스타 최태지-문훈숙씨 함께 공연

  • 입력 2004년 12월 26일 18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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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정동극장 개관 10주년을 맞아 정동극장 무대에서 발레와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로 한 최태지 정동극장장(왼쪽)과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 단장. 김미옥 기자
내년 정동극장 개관 10주년을 맞아 정동극장 무대에서 발레와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로 한 최태지 정동극장장(왼쪽)과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 단장. 김미옥 기자
20년 가까이 ‘아름다운 맞수’로 꼽혀 온 국내 발레계의 두 스타가 서울 정동극장에 훈훈한 ‘우정의 무대’를 마련한다.

최태지 정동극장장(45)과 유니버설발레단을 이끌고 있는 문훈숙 단장(41). 두 사람은 내년 초 정동극장 개관 10주년 특별행사로 이틀간 열리는 ‘최태지 문훈숙의 마스터 클래스’(가칭)를 위해 함께 무대에 선다. 두 사람은 23일 오전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만나 구체적인 공연 내용을 의논했다.

● 발레리노 이원국도 우정 출연

“늘 대극장 무대에만 서 온 문 단장이 정동극장의 ‘아담한’ 무대에 기꺼이 서 준다니 고마울 뿐이에요.”(최)

“극장장님이 부르시면 바로 달려가야죠. 일이나 인생에서 언니나 다름없는걸요.”(문)

내년 개관 10주년을 앞두고 부지런히 ‘정동극장 알리기’에 나선 최 극장장을 위해 문 단장은 ‘노 개런티’로 출연키로 했다. 대신 문 단장의 개런티로 책정됐던 제작비와 공연 기간 중 두 사람이 사인한 토슈즈의 판매 수익금 전액은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할 예정.

두 사람은 이 무대에서 △발레를 처음 시작한 어린 시절 △발레 스타 시절 △각각 극장장, 발레단장으로서 최고경영자(CEO)로 지내는 시절로 나눠 삶과 발레에 대한 이야기를 솔직하게 나눈다. 여기에 최근 은퇴한 국내 최고의 발레리노 이원국 등 스타 무용수들의 공연과 해설도 곁들여질 예정.

최 극장장이 “(이)원국이는 무용수로서의 실력도 뛰어나지만 상대방을 잘 서포트하는 것으로도 최고”라고 칭찬하자 이원국과 여러 번 무대에 섰던 문 단장도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말했다. “파트너십!”

“‘심청’의 마지막 ‘파드되’(2인무)는 남자 무용수들이 숨이 턱까지 찬 상태에서 헉헉거리며 발레리나를 들어 올리는데, 원국이는 뛰어오면서 준비 동작 없이도 가뿐하게 들어 올려 주죠.”(문)

그러자 최 극장장은 “둘이 마치 폰테인과 누레예프처럼 호흡이 잘 맞았는데 더 이상 무대에서 볼 수 없어 너무 아쉽다”며 재빨리 제안했다. “이번에 정동극장에서 둘이 ‘아다지오’를 하나 해 보는 건 어때?”

● ‘영원한 맞수’의 ‘닮은꼴 발레 인생’

두 사람은 1980년대 국내 발레계의 양대 산맥인 국립발레단(최태지)과 유니버설발레단(문훈숙)에서 프리마 발레리나로 활동하던 시절부터 줄곧 ‘맞수’로 꼽혀 왔다.

1990년대 나란히 양 발레단의 최연소 발레단장을 맡게 되면서 친해졌다. 국내 발레 대중화에 가장 기여한 인물로 꼽히는 두 사람은 모두 △외국에서 태어난 ‘해외파’인 데다 △발레를 위해 한국 땅에 정착했고 △프리마 발레리나에서 30대에 발레 단장이 됐다는 삶의 궤적까지 비슷하다 보니 친자매처럼 서로 의지하고 마음속 고민까지 털어놓는 사이다.

화려하고 서구적인 외모의 최 극장장과 단아하고 동양적인 분위기의 문 단장은 미모에서도 ‘영원한 맞수’.

사진을 찍는 동안 두 사람은 웃으며 경쟁적으로 ‘엄살’을 부렸다.

“무대에 서지 않으니까 글쎄 살이 4kg이나 더 찐 거 있지.”(문)

“나도 그래!”(최)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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