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주말시대]잘배운 실내스키 설원서 훨훨

  • 입력 2004년 11월 25일 16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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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조잔디로 덮인 고정슬로프에서 회전 연습을 하고 있는 스키어와 보더. 스노보드와 스키 모두 이용할 수 있다. 사진은 미필스키랜드 분당점. -성남=조성하기자
인조잔디로 덮인 고정슬로프에서 회전 연습을 하고 있는 스키어와 보더. 스노보드와 스키 모두 이용할 수 있다. 사진은 미필스키랜드 분당점. -성남=조성하기자
처음 가본 실내스키장. 짧은 슬로프에 깔린 초록색 인조잔디부터 만져 보았다. 올은 짧고 조직은 조밀하며 표면은 부드럽다. 눈을 감은 채 구둣발로 밟아보았다. 발바닥으로 전해 오는 뽀드득거림. 눈 밟는 느낌과 엇비슷하다. 무주리조트 스키점프대의 슬로프 바닥과 같은 것이란다. 여기에 왁스를 뿌려 미끄럼을 돕는다고 했다.

실내스키장이 선뵌 지 10년. 요즘에는 스키장에 나가기 전 미리 실내에서 스키를 익히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인조잔디로 어떻게 활주느낌을 얻으랴 하는 생각이 들지 않은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경기 성남시 분당의 미필스키랜드를 찾아가 봤다.

○스키장보다 강습효과 커

260여평 규모의 천장이 높은 지하 1층 실내에는 고정 슬로프 3개와 자동 슬로프(컨베이어벨트식) 1개가 있다. 젊은 커플 2명이 보드를, 30대 주부와 40대 남자가 스키를 배우고 있었다. 어린이도 7, 8명이 단체로 강습 중이었다. 강습은 1시간 단위로 진행되며 강사 1명이 5명을 맡는다. 그러나 사람이 적으면 거의 개인강습이 된다.

강사 4명은 모두 자격증 소지자. 신필호 부장은 실내스키장에서만 10년 일한 전문가이고 박재동 주임은 전 노르딕 국가대표선수다. 강습은 고정 슬로프 연습 후 자동 슬로프 타기를 교대로 반복하는데 슬로프가 10m에 불과하다 보니 세심하고 밀도 있게 이뤄질 수밖에 없다. 자세 교정이나 무게중심 이동 등의 기술학습은 스키장보다 효과가 클 것이 분명했다.

스키를 신고 고정 슬로프에 올랐다. 플루크보겐(V자형으로 스키 앞부분을 모으고 내려가는 초보 동작)으로 슬로프를 가로질러 내려가는 사활강과 회전을 반복했다. 스키는 눈에서와 마찬가지로 회전됐다. 다른 점이라면 활주감이나 에지(스키 날이 바닥을 파고드는 것)감이 둔하다는 것. 눈만큼 미끄럽지 않은 바닥 때문인데 오히려 좋은 점도 있었다.

반응이 둔한 만큼 보다 강한 에지그립(에지 먹이기)이 요구되고 그러려면 확실한 중경(스키의 중앙에 몸을 올려 두는 것)자세를 취해야 한다는 점이다.

○중상급자들의 스키 클리닉

이런 방식으로 기술을 익힌 이가 스키장에 가면 금방 적응할 수 있을까. 신 부장은 “설면에서는 스키의 반응이 민첩해 힘을 조금만 주어도 기술이 먹히니까 오히려 쉽게 탄다”면서 “스키시즌 중에는 한 달에 1, 2회씩 스키장 현장강습도 무료로 실시해 설면 적응력을 높인다”고 말했다. 한 달(주3회·총 12시간 강습)이면 중급자용 슬로프의 활주실력을 갖출 수 있다는 것이 이곳 관계자의 말이다.

마지막으로 자동 슬로프에 올랐다. 자연 슬로프와 정반대로 스키어는 제자리에 있고 슬로프가 스스로 오른다. 그래서 회전을 시도하면 스키어는 그 위치에서 좌우로 왕복하게 된다. 평소 회전시 양발의 힘주기가 고르지 않던 나쁜 습관이 확연히 드러났다. 좌우로 오가는 폭이 일정치 않았기 때문이다. 중경을 확실히 취하지 않으면 몸도 뒤로 밀려났다.

이곳 실내스키장을 찾는 이는 초심자만이 아니라 경험자들도 60%나 된다고 했다. 강습 받지 않은 채 ‘막스키’를 타다가 뒤늦게 제대로 배워보겠다고 오는 경우가 많단다. 초심자들이 새롭게 스키를 배우는 곳일 뿐 아니라 중상급자들의 ‘클리닉’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듯했다.

○실내스키장 정보

미필스키랜드는 서울에 1곳, 수도권에 4곳 있다. 강습료(성인기준·한달)는 스키 20만원, 보드 22만원. △분당(www.ski-board.co.kr) 031-713-2002, 4422 △경기 고양시 일산(www.weski.co.kr) 031-917-1064 △경기 안양시 평촌(http://실내스키.com) 031-381-8577 △경기 부천시(www.ski-ing.co.kr) 032-324-9441∼2 △서울 양천구 목동(www.skigogo.com) 02-2699-9606∼7

조성하기자 summer@donga.com

▼‘카빙 교과서’ 야마다 테크닉 비디오로 배운다▼

‘보는 것이 배우는 것.’ 일본은 물론 한국의 스키마니아들에게 ‘카빙의 교과서’라고 불리는 야마다 다쿠야(30·일본 국가 데몬스트레이터)의 레슨비디오 ‘야마다 다쿠야이즘’이 최근 나왔다.

그가 구사하는 ‘로테이션’ 및 ‘슬라이드’ 테크닉을 집중적으로 보여주고 가르쳐주는 내용이다. 배우는 즐거움도 크지만 그냥 보기만 해도 즐겁다. 급사면과 모굴을 카빙으로 정복하는 ‘듀얼 어프로치’도 나와 있다.

이 밖에 카빙테크닉을 배울 수 있는 비디오는 다음과 같다. △카빙테크닉(박수철) △디지털 트레이닝 1, 2(사토 히사야·일본 국가 데몬스트레이터) △카빙&그라인드(미네무라 세이카, 세다케다 세이고) △한정재 이은아(국가 데몬스트레이터)의 쉘 위 스키. 비엠코리아(www.bmkorea.co.kr) 02-790-9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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