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생 100주년 전시회 ‘색(色), 그대로 박생광’ 전 열려

  • 입력 2004년 4월 7일 18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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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생광 作 '열반'.
박생광 作 '열반'.
올해는 내고 박생광(乃古 朴生光·1904∼1985) 화백의 탄생 100주년 되는 해. 한국의 이미지를 강렬한 원색으로 표현해 채색화의 대가로 꼽히는 그는 십장생, 조선의 무녀(巫女), 명성황후의 죽음, 녹두장군 등 자신의 말 그대로 “잘 생긴 것을 내 나라에서 찾으며” 한국 고유의 소재들을 그렸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복합문화공간 스페이스 씨(02-547-9750)가 8일∼6월12일 ‘색(色), 그대로 박생광’ 전을 연다. ‘그대로’는 박 화백의 호 ‘내고’를 한글로 풀이한 것.

단색 위주의 이른바 모노크롬 회화가 한국 화단을 점령하다시피 했던 1980년대 초반, 불화(佛畵), 무속화, 민화의 이미지를 차용한 강렬한 색채의 그의 그림은 충격을 던졌다. 이번 전시는 당시 화단에 새 바람을 일으켰던 색채의 향연을 한 눈에 보여준다.

지하 1층 씨 갤러리 전시장은 평생 야인으로 살다 칠순이 넘어 비로소 주목받게 된 그의 발자취를 일목요연하게 살펴볼 수 있도록 작품들이 배치됐다. 1945년 일본 유학생활을 청산하고 귀국해 진주를 중심으로 30여 년 간 활동했던 시기, 70년대 중반 일본에 체류하며 추상실험을 했던 시기, 77년 귀국해 수묵과 채색을 넘나들며 조화를 모색했던 시기 등의 작품들이 선보인다.

지하 2층 씨 큐브 전시장에서는 ‘무당’ ‘열반’ ‘고려불’ ‘장승’ ‘탈’ 등 박생광 양식의 진수를 한 눈에 보여주는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불교와 무속에 바탕을 둔 민족정서를 울긋불긋한 단청으로 환생시킨 작품들이다.

한편 경기도 용인의 이영미술관도 9∼11월 대규모 박생광 회고전을 기획하고 있다.

허문명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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