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찰청 의-전경들 응급상황 ‘수혈특공대’ 봉사

  • 입력 2003년 11월 25일 18시 59분


인천 동부경찰서 소속 의경들이 19일 인천 길병원에서 심근경색으로 수술해야 하는 양필주씨에게 공급할 혈액을 뽑고 있다. -사진제공 인천지방경찰청
인천 동부경찰서 소속 의경들이 19일 인천 길병원에서 심근경색으로 수술해야 하는 양필주씨에게 공급할 혈액을 뽑고 있다. -사진제공 인천지방경찰청
“어머니가 수술해야 하는데 수혈이 가능한가요?”

19일 인천지방경찰청 작전전경계에 다급한 전화가 걸려왔다.

이날 인천 길병원에서 심장판막교체수술을 받던 양필주씨(68·여·인천 서구 마전동)의 가족은 B형 피가 모자라 수술이 어려울 것 같다는 병원측의 통보를 받고 발을 동동 굴렀다.

경찰에 연락하면 부족한 혈액을 공급받을 수 있을지 모른다는 병원 관계자의 말을 듣고 양씨 가족은 인천경찰청에 도움을 요청했다.

소식을 접한 인천 동부경찰서 방범순찰대는 혈액형이 B형인 의경 9명을 병원으로 보내 수혈하도록 했다. 양씨는 경찰의 도움으로 무사히 수술을 마쳤다.

양씨의 아들 김남용씨(40)는 “어머니를 살려준 의경들에게 평생 갚을 수 없는 큰 은혜를 입었다”고 말했다.

시민에게 더욱 친근한 경찰이 되기 위해 인천경찰청이 1월부터 운영 중인 ‘헌혈은행’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는 경찰이 필요한 혈액을 공급하는 은행 같은 역할을 하는 것. 시민은 물론 군인과 경찰의 헌혈 참여도 감소한다는 소식을 듣고 인천경찰청이 전국 지방경찰청 가운데 처음으로 이를 시행하고 있다.

인천경찰청은 응급환자 18명을 포함해 지금까지 피가 필요한 836여명에게 수혈했다.

경기 부천시에 있는 세종병원 등 다른 지역 응급환자에게도 혈액을 공급하고 있다.

허예림양(5·전남 광양시)은 10월 22일 부평경찰서 방범순찰대 소속 의경 5명에게서 O형 피를 긴급 수혈을 받아 무사히 심장병 수술을 마쳤다.

인천경찰청은 수혈이 필요한 환자에게 즉시 도움을 주기 위해 의경과 전경 2200여명 가운데 헌혈 희망자를 혈액형별로 분류해 놓고 있다.

하태신(河泰新) 인천경찰청장은 “헌혈은행이 시위 진압과 방범순찰로 각인된 의경과 전경의 이미지를 개선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032-455-2061∼2

인천=차준호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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