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애니메이션 개척자 신동헌 화백 ‘창작 58년’ 전시회

  • 입력 2003년 10월 30일 19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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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의 극장용 장편만화영화와 국내 최초의 만화단행본, 국내 최초의 애니메이션 광고 등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끊임없이 ‘국내 최초’를 이뤄낸 ‘한국 애니메이션의 아버지’ 신동헌(申東憲·76·사진) 화백의 58년 창작활동 결산 전시회가 31일 열린다.

장소는 경기 이천의 청강문화산업대학 내 청강만화역사박물관. 청강대측은 1000점이 넘는 신 화백의 작품을 전시하기 위해 120평 규모의 박물관 면적을 2배 가까이 늘렸다.

1967년 개봉된 국내 최초의 장편만화영화 ‘홍길동’의 포스터. -사진제공 청강문화산업대학

이번 전시회를 기획한 이 대학 만화창작과 김정영(金正泳) 교수는 “한국 만화의 개척자이자 산 증인인 신 화백에 대한 연구나 평가작업이 너무 부족해 1년 동안 전시회를 준비했다”며 “신 화백의 작품 하나하나가 한국 만화의 역사”라고 말했다.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단연 국내 최초의 극장용 장편만화영화인 ‘홍길동’. 손상익(孫相翼) 한국만화문화연구원장은 이 영화가 개봉된 1967년 1월 7일을 한국 만화역사에 기념비를 세운 날로 평가했다.

일본의 만화영화 ‘아톰’보다 3년 늦게 제작됐지만 완성도면에선 더 높은 평가를 받은 ‘홍길동’은 개봉 나흘 만에 10만명의 관객을 동원할 정도로 ‘대박’을 터뜨렸다. 이 작품은 당시 실사영화의 10배가 넘는 5400만원의 제작비를 들인 것으로도 유명하다.

신 화백의 만화데뷔작인 ‘스티브의 모험’(1947년 작)과 국내 최초의 만화단행본 ‘고양이 탐정’(1947년 작), 국내 최초 애니메이션 CF인 진로소주 광고 등도 눈여겨볼 작품. 신 화백은 진로소주 광고에 삽입된 음악을 직접 제작해 큰 화제가 됐다.

이 밖에 50, 60년대 잡지 연재작품과 드로잉, 친필원고 등이 ‘만화가 신동헌’과 ‘한국 애니메이션의 아버지 신동헌’, ‘음악과 함께한 60여년 신동헌’이란 3가지 테마별로 전시된다.

신 화백은 경기 고양시 일산신도시 안의 고전음악감상실 ‘돌체’에서 토요일마다 ‘돌체 토요음악회’를 진행할 정도로 클래식음악에도 조예가 깊다. 그는 31일 청강홀에서 열리는 전시회 오픈행사에서도 KT&G 앙상블의 초청 연주회를 관람객들에게 직접 해설할 예정이다.

이번 전시회는 내년 5월 10일까지 계속되며 입장료는 없다. 031-639-5944

이천=이재명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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