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국정감사]“공영방송 신문때리기 度 지나쳐"

  • 입력 2003년 9월 23일 18시 39분


코멘트
23일 서울 양천구 목동 방송회관에서 열린 방송위원회와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에 대한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국감에서 공영방송의 편파적인 보도행태에 의원들의 추궁이 이어졌다.

고흥길(高興吉·한나라당) 의원은 “KBS MBC 등 공영방송사들이 노무현 정부의 신문 때리기 방침에 동조하며 정권과의 짝짓기에 열중인데, 신문에 대한 비판 수위가 ‘청와대 브리핑’을 능가한다”며 “노무현 정부 출범 이후 MBC에 이어 KBS까지 매체비평 프로그램을 편성해 거의 매회에 걸쳐 신문의 보도내용에 대해 비판을 가하고 있는데, 횟수나 내용에 있어서 그 도가 지나치다고 할 정도로 노골화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의 김일윤(金一潤) 의원은 “현재 언론계는 ‘권력지향적 방송’과 ‘권력견제 신문’이라는 이상한 대결구도가 생겼다”며 “MBC 시청자위원회의 회의록을 검토한 결과 특정 위원들이 ‘신문과의 전쟁’을 부추기고, 권력에 추종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또 같은 당의 김병호(金秉浩) 의원은 “지난 대선 때 방송사들은 한나라당을 상처내기 위해 기획된 김대업의 병역비리 폭로를 일일연속극처럼 보도했다가 대선 후에 모두 조작된 것으로 드러났는데도 성의 있는 정정보도나 사과 한 마디 없었다”며 “방송위는 이와 관련해 단 한 건의 조치라도 취했는가”라고 따졌다.

이원창(李元昌·한나라당) 의원은 “방송위는 EBS 사장 선임과정에서는 병역 문제에 대한 높은 도덕성을 요구한 반면 KBS 정연주 사장 임명 제청시에는 정 사장은 물론 두 아들까지 병역면제를 받은 사실에 대해 관대하게 넘어가는 자기모순에 빠졌다”며 “특정언론에 적대적이고 대북 인식이 편향된 정 사장이 공영방송의 수장(首長) 자리에 적합한가”라고 지적했다.

현경대(玄敬大·한나라당) 의원은 “지난 대선을 앞두고 MBC 뉴스데스크의 시청률이 10월(18.4%), 11월(18%), 12월(16.7%) 계속 떨어졌다”면서 “올 7월에는 10.2%로 계속 떨어지고 있는데 이는 MBC 뉴스의 편파 보도를 시청자들이 외면하기 때문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성호(金成鎬·통합신당) 의원은 “매체간 상호비평은 언론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면서 언론의 책임을 물을 수 있는 효율적인 자기통제시스템으로 언론 개혁의 중요한 요건이 된다”고 말했다.

노성대(盧成大) 방송위원장은 답변에서 “방송위원회는 매체비평 프로그램이 언론발전에 어느 정도 평가를 받는 부분도 있다고 보지만 합리적 비평을 넘어 불공정하거나 시청률을 의식한 선정적 내용에 대해서는 심의규정 위반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조경복기자 kathych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