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훈현-창하오 이색대국…‘바둑돌=사람 바둑판=300평’

  • 입력 2003년 9월 5일 17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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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후난성 남방장성 옆에 만들어진 바둑판. 가운데 점선 친 부분이 300평의 초대형 바둑판이다. -사진제공 한국기원
중국 후난성 남방장성 옆에 만들어진 바둑판. 가운데 점선 친 부분이 300평의 초대형 바둑판이다. -사진제공 한국기원
바둑돌은 사람, 바둑판은 300평의 초대형 판석.

중국 후난(湖南)성 샹시(湘西)자치구 남방장성(南方長城)에서 이색 바둑대결이 펼쳐진다. 20일 열리는 ‘남방장성 2003년 한중 바둑초청 대회’에서 조훈현 9단과 중국의 창하오(常昊) 9단이 사람을 바둑돌로 해서 대국을 벌인다.

바둑판의 크기는 각 변의 길이가 31.7m, 바둑판을 구성하는 돌의 무게가 159t, 면적은 300평이다. 바둑판은 샹시 지역에서 나는 홍사석(紅沙石)으로 만들었다.

바둑돌은 소림사의 무술 제자 361명이 흑백 옷을 입고 대신한다.

두 대국자가 인근 절에서 바둑을 두면 그 수순에 따라 무술 제자가 한 명씩 바둑판 안에 들어가는 방식이다.

이 특별한 이벤트는 ‘후난성’ TV가 ‘바둑이 대지를 누비니 천하의 영웅은 누구인가(棋行大地 天下鳳凰)’란 주제 아래 기획했다. 주최측은 바둑판 위에 붉은 천을 덮어뒀다가 대국이 시작될 때 두 대의 헬기를 동원해 끌어올릴 예정이다.

주최측은 당초 이창호 9단과 조 9단을 초청했지만 이 9단은 일정상 고사했다. 조 9단과 창 9단의 대국 외에도 창 9단의 부인 장쉬안(張璇) 8단이 아마추어와 대결하는 행사도 벌어진다.

조 9단은 현지 인터뷰에서 “일본에서 사람이 장기의 기물이 되어 경기를 진행하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 바둑에서 이렇게 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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