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엄마! 맛있는 한약 주세요" 소아 새 한방치료 눈길

  • 입력 2003년 8월 31일 18시 05분


(시계방향으로)▼서울 강남지역의 한 한의원에서 아이가 레이저침을 맞으면서 모니터를 지켜보고 있다. 병영욱 기자 cut@donga.com▼짜먹는 한약 ▼증류한약(왼쪽)과 일반한약
(시계방향으로)▼서울 강남지역의 한 한의원에서 아이가 레이저침을 맞으면서 모니터를 지켜보고 있다. 병영욱 기자 cut@donga.com
▼짜먹는 한약 ▼증류한약(왼쪽)과 일반한약

▽한약 같지 않은 한약들=짜 먹는 요구르트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짜먹는 한약’. 젤리 형태로 한약을 응고해 아이들이 간식을 먹듯 부담 없이 약을 먹을 수 있다. 게다가 과일 향 등을 넣어 달콤한 맛이 난다. 혀에서 녹지 않고 식도를 넘어가면서 녹기 때문에 아이들이 약이란 사실조차 눈치 채지 못한다. 보통 2∼4세 아이를 대상으로 처방한다.

아이용 한방 드링크제도 나왔다. 식욕이 없거나 성장 및 발육에 문제가 있을 때 또는 면역력을 강화하기 위한 용도로 개발돼 일부 한의원에서 판매 중이다.

색깔, 맛, 냄새가 모두 없어 얼핏 보면 물과 구분이 가지 않는 ‘증류한약’도 점차 유행을 타고 있다. 증류한약은 한약재에서 추출한 원액을 탕제기구에 넣어 4시간 이상 증류를 거쳐 투명하게 만들어낸 것.

여기에 요구르트 딸기 초콜릿 맛 등의 향을 첨가한 ‘맛있는 증류한약’까지 나왔다. 물론 쓴맛과 한약 특유의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다.

한약재를 코나 입 안으로 뿌려 넣어 후각신경을 자극하거나 점막에서 약 성분이 흡수되도록 한 스프레이 한약도 있다.

▽아프지 않은 침=한약, 뜸과 함께 침은 한방의 기본. 직접 기혈(氣穴)이 집중돼 있는 경락을 자극하기 때문에 효과가 높지만 콕콕 쑤시는 통증 때문에 아이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다.

최근 확산되고 있는 레이저 침은 기혈의 통로인 경혈 부위에 레이저를 쏘아 경락을 자극하고 고르지 못한 기혈의 순환을 조절하는 방식. 직접 침을 놓지 않기 때문에 통증이 없고 시술이 끝난 뒤에도 흔적이 남지 않는다. 시술시간도 짧기 때문에 잘 참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특히 좋다.

이와 함께 반창고 형식으로 된 피내침도 아이들에게는 좋다. 반창고로 된 침을 3∼4일간 침을 놓는 부위에 붙이면 약효가 유지된다. 붙인 자리 또한 아프지 않아 움직임이 많은 아이들에게 좋다. 한의원을 자주 찾기 어려울 때도 좋다.

▽약효와 부작용=최근 새로운 방식의 소아한방 치료법을 내놓고 있는 한의원들은 대부분 ‘어린이 전문’을 내걸거나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한의원들이다. 이들은 새로운 방식이 기존 방식과 비교했을 때 약효 면에서 전혀 떨어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러나 전통적인 방식을 고집하고 있는 일부 한의원은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는 입장이다. 한 한의사는 “같은 재료를 써도 탕기의 크기 및 종류, 온도 등에 따라 약효가 천차만별인 것이 한방이다”며 “서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약효와 부작용을 검증하기도 전에 일단 만들어 놓고 보자는 곳도 더러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도움말=도원아이 한의원 채기원 원장, 키즈앤맘 한의원 김인선 원장)

김상훈기자 corekim@donga.com

▼소화한방 Q&A▼

Q. 아이가 침을 맞더니 팔이 저려 온다는데 부작용인가.

A. 체질에 따라 어떤 아이들은 신경이 저리거나 설사를 하는 등 ‘침 몸살’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침 자극이 경락을 활성화하면서 나타나는 일시적인 현상이다. 대부분 길어야 이틀 이내에 정상으로 돌아온다. 그러나 열이 심하게 나고 이틀이 지나도 증세가 계속되면 한의원이나 병원을 찾는 게 좋다.

Q. 아이에게 침을 놓을 때 특히 주의해야 할 점이 있나.

A. 위장이 빈 상태에서 침을 맞으면 비위가 허해지고 기운이 달리게 된다. 따라서 침을 맞기 전에는 반드시 빈속을 채워야 한다. 또 차멀미를 한 상태에서 침을 맞는 것도 금물이다.

Q. 아이들은 녹용을 먹으면 안된다는데….

A. 상관없다. 일부에서는 아이들이 녹용을 먹으면 머리가 나빠진다고 하지만 근거가 없는 얘기다. 오히려 허약하고 질병에 잘 걸리는 아이들에게는 녹용이 좋다. 그러나 체질을 먼저 알아야 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사서 먹이는 것은 안된다. 특히 열이 많은 아이에게 녹용을 먹이는 것은 금물.

Q. 유아에게 보리차나 인삼차를 먹여도 되는가.

A. 한방에서는 보리차라 해도 물이 아닌 차로 본다. 순수한 수분을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성분이 몸에 작용한다는 얘기다. 따라서 가능하면 생수 같은 순수한 물을 주는 게 좋다. 가끔 묽은 인삼차로 분유를 타서 먹이는 경우가 있는데 좋지 않다.

Q. 보약은 언제부터 먹일 수 있나.

A. 생후 6개월, 1년 등 이야기가 분분하다. 시기와 무관하게 신생아도 먹어도 된다는 입장도 있다. 한의원별로도 약간씩 차이가 있다. 한의사와 충분히 상의한 후 결정하는 게 좋다. 그러나 여름에 먹으면 좋지 않다는 견해는 옳지 않다.

김상훈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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