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패션]男다르게 드러내고…Again 1960년대

  • 입력 2003년 8월 21일 17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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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한 디자인과 색의 대비를 내세운 미래주의적인 디자인(마크 바이 마크제이콥스)과 클래식한 트위드 재킷에 미니스커트(샤넬·왼쪽)를 받쳐 입는 스타일이 올가을 돌아온다.

미니멀한 디자인과 색의 대비를 내세운 미래주의적인 디자인(마크 바이 마크제이콥스)과 클래식한 트위드 재킷에 미니스커트(샤넬·왼쪽)를 받쳐 입는 스타일이 올가을 돌아온다.

올 가을 패션계에 1960년대가 돌아온다. 당시 예술계를 휩쓸었던 ‘팝 아트’의 영향으로 여성 패션은 생동감 있고 미니멀하다.

‘팝 아트’는 만화, 광고 문구에서부터 콜라병, 수프 깡통에 이르기까지 대중문화나 공산품들을 예술의 영역으로 끌어들인 미술 사조. 대표적 작가로 꼽히는 앤디 워홀과 리히텐슈타인은 자극적인 원색과 사물을 단순하게 추상화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프랑스 디자이너 앙드레 쿠레주가 주도한 ‘미래주의 패션’은 ‘팝 아트’에 큰 영향을 받았다. 그는 1964년 ‘울트라 모던 컬렉션’을 발표하면서 단순하면서도 색의 대비가 뚜렷한 미니 원피스 등을 선보였다. ‘미래주의 패션’에 직접적인 자극을 준 것은 ‘우주시대’의 개막이다. 1961년 4월 구소련의 ‘보스토크 1호’ 가 지구 상공 일주에 성공하자 미국도 우주개발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올 가을, 겨울을 겨냥한 뉴욕 컬렉션에서 미국의 디자이너 마크 제이콥스는 이 ‘쿠레주룩’을 그대로 재현했다. 그는 한 미국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미래가 어떻게 될 것일지 예견해봤던 1960년대 디자이너들의 생각과 만화책에서 그리는 미래의 이미지들을 재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1960년대 ‘미래주의 패션’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또 다른 유행 사조는 ‘재키 룩’이었다. 미국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부인 재클린 케네디가 유행시킨 ‘재키 룩’은 ‘팝 아트’를 보다 우아하고 단아한 스타일로 풀어냈다.

삼성패션연구소 이유순 수석 연구원, 퍼스트뷰코리아 이현주 패션컨설턴트, 신원 베스띠벨리 박성희 디자인 실장, 나산 조이너스 임희선 선임디자이너가 올 가을 유행 패션을 선정했다. 이들이 꼽은 스타일 가운데 공통적인 아이템들과 연출법을 소개한다.

●미니스커트

1960년대 유행했던 여성 패션 트렌드인 ‘쿠레주룩’(왼쪽)과 ‘재키룩’. 신석교기자 tjrry@donga.com

1964년 영국 디자이너 마리 퀀트가 발표한 미니스커트는 시대를 대표하는 패션 코드로 자리 잡았다. 보수적인 영국 왕실마저 무릎 위 7cm의 드레스를 허용했을 정도. 국내에는 가수 윤복희가 선구적 인물이다. 올 가을 미니스커트는 데님, 가죽, 트위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소재들로 선보인다. 큼지막한 단추나 커다란 주머니, 지퍼가 달린 디자인, A라인의 미니 원피스도 인기를 끌 듯. 미니스커트를 입을 때는 상의도 몸의 실루엣이 살아나는 늘씬한 스타일을 곁들인다. 스커트의 길이가 짧아지면 다리가 썰렁해 보인다. 이에 맞게 화려한 색상이나 무늬로 된 불투명한 스타킹, 무릎 위까지 올라오는 롱부츠가 함께 유행할 전망이다.

●펜슬스커트

미니스커트의 발랄함보다는 원숙한 멋이 좋다면 주목해야 할 듯. ‘펜슬 스커트’는 허리와 엉덩이를 밀착하며 치마 끝이 날씬하게 내려가는 모양이 연필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트위드, 헤링본, 울 소재를 선택하면 클래식한 분위기가 나지만 광택이 있는 새틴 소재를 택하면 육감적이다. 벨트 또는 여밈 끈을 리본으로 처리한 디자인이 많이 판매될 듯. 모피 머플러, 망사 스타킹, 하이힐과 잘 어울린다.

●‘샤넬풍’ 트위드 재킷

트위드 정장은 ‘재키풍’의 단아한 이미지를 내기에 제격. 현재 여성복 매장에는 흰색과 검은색의 패턴이 교차되는 디자인의 가을용 트위드 스커트 정장이 눈에 많이 띈다. 디자이너 코코 샤넬이 1926년경 선보인 이후 ‘샤넬풍’으로 통하는 클래식한 스타일이다. 샤넬은 올 가을, 겨울 파리 컬렉션에서 트위드 재킷을 새틴 또는 울 소재의 미니스커트, 롱부츠와 코디네이션하거나 무릎길이 스커트와 함께 선보인다. 최근 연예인들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연출법은 이 재킷을 청바지에 곁들여 입는 것.

●넉넉한 상의+레깅스

풍성한 상의와 몸에 밀착되는 하의로 대표되는 1980년대풍 패션도 올 가을 유행의 한 지류로 꼽힌다. 패드를 넣어 어깨를 강조한 재킷 또는 1.5명이 함께 입어도 좋을 만큼 넉넉한 크기의 니트에 레깅스나 다리에 딱 달라붙는 ‘시가렛 팬츠’를 곁들인다. 니트의 경우 한 쪽 어깨가 자연스럽게 흘러내려 가는 목선이 넓은 스타일이 유행.

●그래픽 셔츠

해외 패션쇼에서는 1960년대 조형 예술 트렌드로 꼽혔던 ‘옵 아트’의 영향을 받아 단순한 무늬가 반복되는 디자인이 많이 선보였다. 국내에서는 눈을 교란할 정도로 현란한 무늬보다는 얼룩말 호랑이 가죽 무늬를 추상화시킨 디자인이나 흑백의 단순 무늬가 교차하는 티셔츠 정도가 인기를 끌 듯. 그래픽 무늬 셔츠에 코듀로이 또는 진 재킷을 매치한다.

<촬영협조=의상:마크 제이콥스(왼쪽), 샤넬, 헤어&메이크업:에스티로더, 모델:송은주 한소희>

김현진기자 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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