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책]임진모 팝 평전 '세계를 흔든 대중음악의 명반'

  • 입력 2003년 1월 5일 18시 30분


코멘트
대중음악 평론가 임진모씨(44)는 주요 일간지와 TV, 라디오 등에서 가장 인용 횟수가 많다. 대중 음악의 흐름을 분석하거나, ‘서태지 컴백’ 등에 대한 음악적 평가를 들어야할 때 기자나 PD들은 그를 찾는다. 그는 고유의 시각과 사회학적 통찰로 대중 음악의 흐름을 재단하는 국내 유일의 평론가라는 평도 듣는다.

그는 최근 책 ‘세계를 흔든 대중 음악의 명반’(민미디어)을 냈다. ‘팝 아티스트 팝 리얼리즘’ ‘존 레논’ 등에 이은 다섯번째 노작이다.

‘세계를 흔든 대중 음악의 명반’은 엘비스 프레슬리의 ‘골든 레코즈(Golden Records·1958년)’부터 에미넴의 ‘마샬 매터스 LP’(2000년)까지 116개의 명반을 통해 작품론의 입장에서 구미 팝 50년사를 정리했다.

흥미로운 점은 음반에 대한 촌철살인의 평. 그는 116개의 음반과 해당 아티스트를 ‘하나의 구절’로 압축했다. 이 짧은 구절만 숙지하면 지난 반세기 팝 음악사의 지형도를 그릴 수 있다.

엘비스 프레슬리의 ‘골든 레코즈’는 ‘목소리로 흑백을 결합한 로큰롤 제왕의 빛나는 궤적’, 밥 딜런의 ‘프리휠링’은 ‘세계를 저항의 띠로 엮은 포크의 서막’으로, ‘비틀스’의 ‘1962-1966’은 ‘지축을 흔든 비틀매니아, 미국 대첩의 승전보’로 정의하고 있다.

‘핑크 플로이드’의 ‘더 월’은 ‘벽으로 상징되는 현대 사회의 단절과 위기’로, 마돈나의 ‘더 이매큐리트(immaculate) 콜렉션’은 ‘성과 종교와 남자에 도전하며 건설한 자유의 여신상’으로, ‘마샬 매터스 LP’는 ‘벼락 스타덤에 오른 백인 래퍼의 무차별 손가락질’로 압축된다.

이런 정의에는 팝의 시대 정신과 예술성이 담겨 있다. 임씨는 “대중 음악은 시대 정신을 타고 달린다”며 “시대정신은 시대의 포용 또는 대치이며 선정 음반의 기준은 그것을 얼마나 치열하게 예술혼으로 일궈냈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MBC 라디오 ‘배철수의 음악 캠프’의 진행자 배철수는 책에 소개된 음반의 99%는 찬성할 수 밖에 없는 명반이라고 소개했다.

임진모씨는 ‘배철수의 음악 캠프’ 등 5개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으며 올해 처음으로 국내 가요를 다룬 ‘우리 시대의 가수’를 비롯해 ‘장르 탐험’ ‘섹스와 이데올로기와 음악’을 출간할 예정이다.

허 엽기자 he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