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소비 더 위축…경기 꽁꽁"

  • 입력 2002년 12월 30일 18시 22분



소비자 체감경기가 연중 최저치로 떨어지고 경기선행지수도 하락세로 반전, 내년 상반기(1∼6월) 중 국내경기가 크게 위축될 전망이다.

3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4·4분기(10∼12월) 소비자 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내년 상반기 경기를 좋지 않게 보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면서 경기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 등 주요 지수가 기준치 100 미만으로 일제히 떨어졌다.

지수가 100을 초과하면 앞으로의 경제상황을 현재보다 좋게 보는 소비자가 많음을, 100 미만이면 지금보다 나쁘게 예상하는 소비자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기전망 CSI는 4·4분기 중 95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하며 올 들어 처음으로 기준치 100 이하로 추락했다. 생활형편전망 CSI와 가계수입전망 CSI도 각각 90, 97로 기준치 100 이하로 하락했다. 이는 소비자들이 내년에 가계수입도 줄어들고 생활형편도 어려워질 것으로 내다본다는 의미다.

소비지출계획 CSI는 106으로 기준치를 넘어섰지만 작년 3·4분기(107)이후 최저치였고 전분기의 116에 비해 크게 하락했다.

고용사정전망 CSI도 경기회복에 대한 불확실성 증대 등을 반영해 지난 분기의 114에 비해 크게 하락한 96이었다.

6개월 전과 비교한 지금의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현재생활형편 CSI는 91, 현재경기판단 CSI는 97로 각각 기준치를 밑돌아 올 하반기부터 소비자 체감경기가 냉각돼 왔음을 보여줬다.

조강래 한은 동향분석팀 과장은 “소비자 동향조사에서 나타난 경기 전망이 거의 그대로 들어맞았다”며 “내년 상반기에 민간소비 위축에 따른 경기둔화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내놓은 ‘2003년 1·4분기 산업 전망’에 따르면 자동차 철강 석유화학 섬유 화섬 등 10개 산업의 경기가 올해 1·4분기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측됐다.

공작기계 건설 등 4개 산업은 더 악화되는 반면 조선 전자 반도체 등 6개 산업은 소폭 호전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내수는 국내외 경기불안 및 소비심리 위축으로 조사대상 17개 산업 중 7개 산업에서 감소세를 보이며 위축될 것으로 예상됐다. 수출은 중국시장의 호조, 정보기술(IT) 수요회복, 해외마케팅 강화 등으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분석됐다.

또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중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6개월 후의 경기상태를 나타내는 경기선행지수는 3개월만에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등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개월 이후의 경기를 보여주는 선행지수는 10월보다 0.3%포인트 줄어 9월 이후 3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11월 중 생산과 수출은 반도체 등의 호조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각각 7.1%, 6.3%씩 늘었고 소비지표인 도소매판매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4.8% 늘었다.

임규진기자 mhjh22@donga.com

김광현기자 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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