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부처' 틱낫한 한국 온다

  • 입력 2002년 12월 23일 17시 40분


틱낫한 스님이 명상공동체 ’플럼 빌리지’에서 신도들과 함께 걷고 있다./사진제공 명진출판
틱낫한 스님이 명상공동체 ’플럼 빌리지’에서 신도들과 함께 걷고 있다./사진제공 명진출판
올 한해 동안 국내 독서계에 ‘틱낫한 바람’을 몰고 왔던 틱낫한 스님(76)이 내년 3월19일부터 4월2일까지 한국을 방문한다.

대한불교진흥원과 그의 저서를 출간한 명진출판 등의 공동 초청으로 20여명의 일행과 함께 방한하는 틱낫한은 방한 기간 중 서울에서 강연회를 갖고, 종교인들과의 만남 및 해인사 통도사 등 유명 사찰 등의 방문을 추진한다. 또 템플 스테이 형식으로 일반인들이 광릉 수목원 등지의 자연 속에서 짧게나마 명상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는 행사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명진출판의 안소연 대표는 “4월 책이 처음 출간된 뒤 별 광고를 하지 않았지만 독자들의 입소문에 힘입어 판매가 늘어났다”며 “저자를 직접 만나고 싶다, 좋은 말씀을 직접 듣고 싶다는 독자들의 요청이 쇄도해 초청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95년 방한한 이래 이번이 두 번째 방한.

틱낫한 스님

‘화(Anger)’(명진출판) ‘마음에는 평화, 얼굴에는 미소’(김영사) 등 마음 다스리는 책을 펴낸 틱낫한은 베트남의 승려이자 시인, 평화운동가. 현재 프랑스 남서부 보르도에서 ‘플럼빌리지’라는 명상공동체를 이끌고 있다. 그의 책들은 쉽고 평이한 글로 즐겁고 평화롭게 살아가는 삶의 방법을 일러주며 명상의 세계를 뛰어넘어 폭넓은 우주관을 보여준다. 특히 불교에 사상적 바탕을 두면서도 종교의 울타리를 뛰어넘어 인류애로 확장되는 글이란 점에서 폭넓게 사랑을 받고 있다.

국내에는 92년 그의 책이 처음 출간돼 큰 호응을 얻지 못했으나 ‘화’가 나오면서 ‘틱낫한 열풍’의 도화선이 됐다. 화를 다스리는 방법을 일깨워주는 ‘화’는 지금까지 50만부가 팔려나가면서 올해의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했다. ‘마음에는 평화…’도 9만부 가까이 나갔다.

‘화’의 인기와 맞물려 서점가에선 틱낫한의 저서들이 풍년을 이루고 있다. ‘화’ 외에도 ‘부디 나를 참이름으로 불러다오’(두레) ‘틱낫한의 사랑법’(나무심는 사람) ‘틱낫한의 평화로움’(열림원) 등 11권이 나와 있다. 출판평론가 최성일씨는 “올해 대한민국 출판 서점가에서 맹활약한 올해의 저자를 뽑는다면 틱낫한의 차지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할 정도.

틱낫한은 자신의 저서에서 ‘지금 이 순간 살아있는 것이 하나의 기적’ ‘삶의 매 순간을 깊이 있게 살라’는 메시지를 거듭 강조한다. 출판계에서는 그의 책들이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이유에 대해 복잡하고 각박한 현실 속에서 정신수양과 마음의 안정을 갈구하는 현대인들의 심리를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고미석기자 mskoh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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