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약초물에 심신 풀고 향맡으며 기분 전환

  • 입력 2002년 12월 22일 17시 14분


/동아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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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은 건강을 유지하는 하나의 방법으로 특히 겨울에 좋다.

목욕은 혈액순환을 돕고 신진대사를 증가시킨다. 또 굳어진 근육을 풀어주며 피부에 윤기와 탄력을 준다. 최근에는 이러한 목욕의 장점을 더 잘 살리기 위해 약제나 아로마(향기)오일 등의 보조제를 목욕물에 첨가하기도 한다.

입욕 보조제의 치료효과에 대해선 의료계에서 논란이 많지만 심리적인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은은히 퍼지는 향기는 지친 심신을 달래주고 기분전환을 시켜주는 등의 장점이 있다.

입욕 보조제의 약효는 물의 온도가 36∼38도일 때 가장 효과적. 너무 뜨거운 물은 노폐물을 제거하고 혈액순환을 촉진시키는데 도움을 주지만 고혈압과 같은 심혈관 질환이 있는 사람의 경우 혈관이 갑자기 수축하기 때문에 피하는 게 좋다.

집에서 입욕 보조제로 사용하는 약탕 및 아로마 목욕에 대해 알아본다.

▽약탕목욕〓욕탕에 약효가 있는 식품이나 약초를 넣고 우려낸 다음 목욕하는 방법. 약재를 우려낸 물에 목욕을 하면 약재를 직접 먹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데서 착안된 것. 가장 대표적인 식품이나 약초는 쑥 솔잎 자단향 육두구 박하 소금 인삼 표고버섯 자소엽 깻잎 삼백초 유자 마늘 생강 귤껍질 등이다.

한의학에서는 따뜻한 물에 녹은 약재가 피부를 통해 스며들면서 미약하지만 이로운 작용을 한다고 보고 있다. 이는 피부질환의 치료나 통증 치료를 위해 해당 부위에 외용연고를 바르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다.

전문가들은 약탕요법만으로 모든 질병이 치료되지 않으므로 보조치료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천식과 같은 호흡기 질환이 있는 사람은 증세가 심해질 수 있으며 음주 후에는 심장에 무리를 줄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게 좋다.

약재를 그대로 넣으면 욕조가 지저분해지므로 손질 한 뒤 한약을 짤 때 쓰는 베 보자기나 면 거즈 등에 싸서 물을 우려낸다.

원칙적으로 약탕요법에 들어가는 약재를 우린 물은 되도록 농도를 약하게 하는 것이 좋다. 농도를 정확히 맞추기 힘들면 입욕 전에 팔에 묻혀 피부의 반응 여부를 알아본다.

또 약재의 좋은 성분이 뜨거운 물에 증발되므로 콧속 점막에 자극이 일어나면 농도가 짙다는 증거이므로 주의하도록 한다. 보통 1주일에 2, 3회 정도로 꾸준히 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한번 할 때마다 10분 이상 몸을 담근다.

청주는 휘발성이 강하기 때문에 피부 건조가 심하거나 피부가 민감한 사람은 피해야 한다. 소금 목욕 역시 농도가 짙을 경우 자극성 피부염이나 가려움증을 유발할 수 있다.

▽아로마 목욕〓천연식물에서 뽑아낸 향 오일을 목욕물에 첨가한 뒤 목욕하는 것. 향 오일의 분자가 피부나 코를 통해 폐로 흡수되거나 코를 통해 뇌를 자극해 각종 질환을 치료한다.

아로마 목욕은 스트레스, 걱정 및 불안, 부분적인 근육통 등이 있을 때 효과를 볼 수 있다. 질염, 변비, 방광염, 생리통, 전립샘염 치료를 위해 아로마 오일을 이용한 좌욕을 하기도 한다.

사용 방법은 36∼38도의 물을 욕조에 3분의 2 정도 채운 뒤 아로마 오일 원액 4∼10방울을 물 위에 떨어뜨린다. 아주 뜨거운 물은 아로마 오일을 증발시켜 효과를 떨어뜨린다.

아로마 오일은 물에 잘 녹지 않으므로 식물성 오일이나 벌꿀 한 숟가락, 우유 한 컵 등을 적당량 섞으면 물에 잘 녹는다. 아로마 오일이 피부로 원활히 흡수될 수 있도록 15∼20분 정도 몸을 물에 담근다. 일주일에 2, 3회 하고 목욕 후에는 피부에 붙은 아로마 오일을 되도록 수건으로 닦지 말고 공기 중에 말린다. 다 마른 뒤 피부에 로션을 가볍게 발라준다.

목욕물에 직접 떨어뜨리면 안 되는 아로마 오일도 있다. 기침, 객담, 가래 제거에 사용되는 ‘타임’은 피부자극이 매우 강하므로 목욕에 사용해선 안 된다. 바질 주니퍼베리 아니시드 파인 유칼립투스 페퍼민트 등은 피부에 자극적이므로 4방울 이상 사용하지 않도록 조심한다.

아로마 오일은 인터넷 쇼핑몰과 백화점 외에 라벤더, 아로마 러버, 붉은 못 허브 팜, 허브 아일랜드 등 전문 매장에서 구입할 수 있다.

(도움말〓연세대 의대 신촌세브란스병원 피부과 박윤기 교수, 자생한방병원 제2내과 이성환 진료부장, 선이비인후과 유강목 원장)이진한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증세별 약탕목욕법

증세재료약탕요법
피부에 탄력이 없을 때레몬레몬 반개를 얇게 썰어 욕조에 넣어 액이 우러나오게 한다. 레몬은 피부 수축과 이완을 돕는다.
다이어트를 하고 싶을 때소금, 죽염뜨거운 물을 담은 욕조에 소금이나 죽염을 적당히 넣고 녹인다. 욕조에서 스펀지로 온 몸을 부드럽게 마사지를 한다. 피부 노폐물을 제거한다.
땀이 많이 나고 암내가 날 때녹차녹차잎을 망에 넣고 우려내거나 먹고 남은 티백을 5, 6개 모아 욕조에 넣는다. 녹차의 플라보노이드 성분이 냄새를 없애주고 피부 탄력을 높인다.
노화를 예방할 때당근큰 당근 두 개를 적당히 잘라 물을 많이 넣고 끓인 다음, 당근 물이 충분히 우러나면 그 물을 욕조에 넣는다. 탄력이 저하되고 늘어지는 피부에 좋다.
거칠고 튼 피부일 때우유뜨거운 물을 욕조에 반쯤 채우고 우유 1ℓ를 넣는다. 스펀지로 마사지를 하며 비누 사용을 피하고 미지근한 물로 헹군다.
잠이 안 올 때식초욕조에 물을 절반가량 채운 뒤 식초를 한 컵 섞는다. 식초에 들어 있는 유기산이 피로회복과 혈액순환을 돕는다.
몸이 찰 때욕조에 먼저 쑥을 넣고 뜨거운 물을 넣어 10분쯤 몸을 담근 다음 찬물로 1분간 샤워를 하며 2, 3회 반복한다. 다른 약재를 섞으면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조심한다. 생리통에도 좋다.
피곤하고 지칠 때청주욕조에 물을 절반가량 채운 뒤 1.8ℓ 청주 한 병을 붓는다.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피로를 풀며 알코올 성분이 피부의 기름을 녹여 땀샘이나 모발에 낀 때를 말끔히 씻어준다.
감기 기운이 있을 때마늘마늘 3, 4쪽을 물에 삶아 냄새를 완화시킨 뒤 욕조 안에 띄우고 목욕을 한다. 마늘의 알리신 성분은 각종 세균을 없앤다.
등이나 가슴 등에 여드름이 많을 때오이오이 2개를 갈아 망에 넣고 욕조에 담근다. 물의 온도는 37∼39도가 적당. 피부 미백이나 진정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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