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님 웨일스 저술 '아리랑' 저자서명 초판본 발견

  • 입력 2002년 12월 8일 18시 43분


독립운동가이자 중국 공산당혁명에 가담했던 혁명가인 김산(본명 장지학·張志鶴·1905∼1938)의 사상과 조국애를 기록한 님 웨일스의 ‘아리랑(Song of Arirang)’ 초판본(사진)이 발견됐다.

사단법인 아리랑연합회는 8일 “1941년 미국 뉴욕 존데이출판사에서 발행된 아리랑의 초판본을 최근 미국 워싱턴 소재 고서점에서 발견, 구입했다”고 밝혔다. 아리랑연합회는 “이번에 발견된 하드커버의 초판본은 저자 님 웨일스의 서명이 있는 세계적인 희귀본”이라며 “2001년 네덜란드에서 발견된 초판본은 표지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아리랑의 초판본이 희귀한 이유는 이 책이 1943년 미국에서 공산주의 서적으로 분류돼 판매금지 처분을 받았기 때문. 400여부가 출판됐던 초판본은 곧바로 대부분 회수돼 폐기됐다. 초판본 표지에는 국내 번역본에서 님 웨일스의 단독 저술로 알려졌던 것과는 달리 김산과 님 웨일스의 공저로 쓰여 있다.

아리랑연합회는 9일 해외동포재단의 초청으로 한국을 처음 방문하는 김산의 유일한 혈육인 아들 고영광씨(65·중국 베이징 거주)에게 이 책을 기증하기로 했다. 전 중국 국가개혁위원회 과학기술위원인 고씨는 중국인 어머니 조아평씨가 재혼하면서 성을 바꿨다.

김산은 1925년 중국 공산당대혁명에 참여했고 1937년 상하이에서 ‘조선민족해방동맹’을 창설해 독립운동을 했다. 1938년 중국 공산당으로부터 일본 첩자로 몰려 처형당했으나 1983년 복권됐다.

이 책은 작가 님 웨일스가 1937년 김산과 나눈 20여차례의 대화를 바탕으로 쓴 책. 일제강점기 조선 민중의 현실과 분노를 서구 지식인에게 알린 책으로 평가받는다. 일본에서는 ‘참회의 필독서’로 이와나미(岩波)문고 선정 ‘세계명작 100선’에 포함됐고 미국에서는 1980년대초 20여개 대학에서 동양학 관련 교과서로 채택됐다.

국내에서는 1946년 월간 ‘신천지’에서 최초로 번역돼 연재됐고 1986년 동녘출판사에서 ‘아리랑’이라는 제목으로 출판돼 현재까지 90쇄를 넘긴 스테디셀러다.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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