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서트]이선희 “옛 히트곡 생명력 느끼고 싶어”

  • 입력 2002년 11월 17일 17시 55분


가수 이선희는 요즘 여러 행사 무대에서 ‘나 항상 그대를’을 앙코르로 요청받는다. 이 노래는 이선희가 87년 발표한 곡인데 최근 영화 ‘가문의 영광’의 주인공 김정은이 부른 데 힘입어 15년 만에 되살아났다. 이선희는 “미장원에 가서도 중년 여성 팬들이 이 노래를 한번 불러보라고 성화”라며 “노래의 은근한 생명력이 신기하기만 하다”고 말한다.

이선희는 84년 ‘J에게’로 데뷔한 가수로 노래 인생 19년째다.

웬만한 가수들은 엄두도 못낼 ‘관록’이지만 그의 활동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친구처럼 안부를 묻는 팬레터도 쏠쏠하다.

이달말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마련하는 두차례 대형 무대는 이선희 노래의 힘을 선보이는 자리다. ‘나 항상 그대를’처럼 오래 전 히트곡에 다시 생기를 불어넣을 예정. 특히 세종문회회관 공연은 94년에 이어 두번째로 이런 기록을 가진 국내 가수도 드물다.

“볼거리보다 노래만을 위한 무대로 꾸미고 싶습니다. 관객들과 함께 노래의 생명력을 진지하게 느끼고 싶어요.”

공연을 위해 그는 별도의 7인조 밴드를 구성했다. ‘아름다운 강산’ ‘아! 옛날이여’ ‘J에게’ ‘추억의 책장을 넘기며’ 등 히트곡과 후배 가수 윤도현의 ‘사랑 2’, 싸이의 신곡 ‘안녕히’를 부른다. ‘안녕히’는 싸이의 새음반에 수록된 노래다.

이선희는 그동안 언더그라운드 록밴드나 힙합 가수들의 음악을 익혀왔다. 그는 “그들과 함께 음악을 하고 있으면 세월을 거스른다”고 말했다. 물론 싸이나 박진영 등 후배 가수들은 “선희 선배의 가창력은 한국 가요계에서 정상”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선희는 “이번 공연은 대형 무대로서는 마지막이 될 것 같다”고 말한다. 그는 올해 6월 인수한 소극장 ‘라이브 극장’을 무대로 활동을 펼칠 계획이기 때문이다. 이 극장을 위해 그는 10억여원을 투자했다. 보름간 새단장을 했는데도 모자라 이달 중순부터 한달간 음향과 조명 시스템 완비를 위해 공사를 다시 한다.

“직접 음향과 조명의 최대치를 체험했기 때문에 무리해서라도 공연장을 그렇게 만들 수 밖에 없어요. 이 때문에 주위에서 ‘돈 무서운줄 모른다’고 해요.”

그는 “소극장 라이브 공연을 매끄럽게 할만한 가수들이 많지 않다”고 말한다. 소극장은 대극장과 달리 가창력의 밑천이 금세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가 이번 세종문화회관 무대를 수식없이 소리만으로 꾸미겠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공연은 29일 오후 7시반, 30일 오후 5시. 4만, 6만, 8만원. 02-783-0114

허 엽기자 he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