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깐해진 인천공항…보안검색 강화 미국행 4단계까지 검사

  • 입력 2002년 9월 11일 18시 57분


지난달 말 인천국제공항에서 미국 뉴욕행 비행기를 탄 안승범씨(45·무역업)는 출국장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몸검사는 물론 신발까지 벗은 뒤 보안검색을 받았다.

안씨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 탑승교에 들어섰을 때 또 한번 휴대품검사를 받아야 했다.

안씨는 “안전도 좋지만 승객을 배려한다면 한 번에 철저하게 검사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해야 되는 것 아니냐”며 불평했다.

9·11 테러 사태 이후 한국의 대표관문인 인천국제공항에서도 보안검색이 강화됐다. 특히 7월 개정된 ‘항공안전 및 보안에 관한 법률’이 11월부터 시행되면 승객들에 대한 보안검색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까다로워진 보안검색〓미주행 비행기승객들은 보안검색대와 출국심사대만 거치면 됐던 9·11 테러 이전과는 달리 체크인카운터→보안검색대→출국검색대→탑승교 휴대품 검색대 등 4단계의 검색을 받아야 한다.

또 지난해 12월22일 아메리카항공 폭파 미수사건 이후에는 농구화나 굽이 높은 구두 등은 모두 벗은 뒤 검사를 받도록 돼 있다.

특히 손톱깎이 면도날 드라이버 등을 휴대하고 비행기에 탈 수 없으며 만약 X레이 검색 등을 통해 발견되면 짐을 풀고 내용물을 모두 꺼내놓아야 한다.

이로 인해 지난해 9월11일 이후 10일 현재까지 총 실탄 등 위해물품 적발건수는 83건으로 예년에 비해 2.5배 정도 늘어났다.

하지만 9·11 테러 이후 과중해진 업무와 낮은 임금으로 보안요원들이 매달 3∼4% 정도 그만두고 있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강화된 보안장비와 인력〓공항공사는 9·11 테러 이후 노트북 컴퓨터와 전자제품을 활용한 폭발물 테러에 대비해 폭발물 탐지기 5대를 추가로 들여와 출국검색장에 배치했다. 또 생화학테러에 대비해 독성 및 화학작용제 탐지도구 등 7가지 생화학테러장비를 갖췄다.

인력도 보안검색 18명, 기동타격 51명, 생화학 전문처리반 3명 등 72명이 보강됐다.

앞으로 공항공사는 신발자동검색 장비, 초소형 휴대품 검색을 위한 소형 X레이 장비 등을 도입하고 공항 내 안전취약지역에 폐쇄회로TV 카메라를 추가 설치하기로 했다.

▽항공기 내 보안〓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내 항공사들은 조종실문에 2중 잠금장치를 설치해 조종실 밖에서는 절대로 열지 못하게 했다. 또 기내 보안승무원은 전기충격기와 가스분사기를 휴대토록 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미 연방항공청(FAA)이 조종실문을 방탄으로 설계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면서 “이 작업이 끝나면 미국에 취항하는 모든 비행기는 조종실에 방탄문을 설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갑기자 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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