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음악]남상아 "스크린 외도 접고 음악세계로"

  • 입력 2002년 3월 15일 17시 13분


“98년 개봉된 청춘영화 ‘질주’의 여주인공 ‘바람’을 기억하세요? 탤런트 이민우와 그땐 신인이었지만 지금은 유명해진 김승현이 함께 출연했는데….”

당시 밴드 ‘허클베리핀’에서 활동하면서 영화 ‘질주’에서도 언더그라운드 로커 ‘바람’을 연기해 화제를 모았던 남상아(29). 그는 99년 대중음악 평론가 성기완, 드러머 김상우와 함께 만든 밴드 ‘3호선 버터플라이’ 2집을 발매하고 3월17일, 24일에 두 차례 발매 기념공연을 갖는다.

흐느끼듯 중얼대다가도 거칠게 뿜어대는 매력이 넘치는 남상아의 나이도 이제 곧 서른. 하지만 음악이야말로 그가 가장 편하게 할 수 있는 일이라며 당분간은 결혼보다 음악을 계속할 것 같다고.

밴드에서 보컬과 기타를 맡고 있는 그는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아버지가 여동생 생일선물로 사준 기타를 혼자서 치기 시작했다. 미대 진학을 준비하던 고3 시절, 학교에서 미술학원 가는 길에 있던 음반가게에서 한 달간 기타를 배운 게 ‘기타 교육’의 전부다.

버스 타야 할 거리를 걷고, 저녁을 굶어가며 모은 꼬깃꼬깃한 1000원짜리와 동전으로 수강료를 지불하고 8만원짜리 싸구려 기타를 구입해 배웠지만 가슴 벅찬 일이었다. 91년 대학로 중고 음반 가게에서 만난 친구들과 밴드를 만든 게 음악활동의 시작.

이번 앨범에는 전자 음향과 어쿠스틱 기타가 어우러지고 해금 연주가 가미되었다. “영화에서 주인공이 총을 ‘빵’ 쏘면 피가 낭자하고 관객은 모두 긴장하죠. 구급차가 달려오고 사람들이 놀라 소란스러울 테지만 영화는 소리를 제거해 극적인 효과를 높일 때가 있잖아요. 이번 앨범을 들으면 그런 상황에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앨범 제목도 ‘Oh Silence’. 잘 팔리는 음악보다 ‘내가 듣기에 좋은 음악’을 만든다는 그에게서 자유가 느껴졌다.

구미화 주간동아 기자 mh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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