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해 한용운 손자들 北에 5명 살고있다

  • 입력 2002년 1월 15일 23시 23분


만해 한용운(卍海 韓龍雲·1879∼1944)의 아들 보국(保國)씨가 월북해서 낳은 후손 5명이 현재 북한에 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용운은 그동안 슬하에 외동딸 한영숙씨(68·경기 고양시)만 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이 같은 사실은 평양시 중구역 보통문동에 살고 있는 한명심씨가 북한 신문 ‘통일신보’ 2001년 12월 29일자에 기고한 수기를 통해 밝혀졌다. 한씨는 수기에서 “할아버지(만해)는 창씨개명을 거부한 채 자녀를 일본학교에 보내지 않고 집에서 직접 가르쳤다”며 “아버지의 이름도 몸 바쳐 나라를 보위하라는 뜻에서 ‘보국’이라고 지었다”고 말했다. 한씨에 따르면 보국씨도 여러 차례 옥살이를 했고 광복 후 충남 홍성군 건국준비위원회 부위원장 및 군인민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했으며 6·25전쟁 때는 식량증산대와 간호대를 조직하기도 했다.

한씨는 또 북한 당국은 보국씨가 일제강점기 때 공부 못한 것을 감안해 전후에 그가 각종 정치학교에서 공부하도록 배려했으며 보국씨의 회갑인 1964년 12월에는 김일성 주석이 생일상을 보내기까지 했다고 전했다.

‘한용운평전’을 펴낸 바 있는 시인 고은씨도 “만해가 출가 전 본처와의 사이에서 아들을 한 명 두었으나 1·4 후퇴 때 월북해서 몇 년 전까지 북한에 생존해 있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해 한씨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김형찬기자 kh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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