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춘문예/2002년]중편소설 부문 서대수씨 당선소감

  • 입력 2001년 12월 31일 16시 28분


칠전팔기(七顚八起).

이 말이 그대로 나에게 적용되리라곤, 8년 전 소설을 쓰겠다고 10년 가까이 다니던 직장을 박차고 나올 때만 해도 꿈에도 생각지 못했었다.

산 속 깊은 곳에서 발원한 물이 바다를 향해 가는 동안, 그 졸졸거리는 소리로 남들을 즐겁게 해주고 풍성한 수원이 되어 목을 축여주듯, 그렇게 나도 부족하나마 세상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면서 함께 바다로 흘러가고 싶은 열정 하나뿐이었다. 그것 하나면 나도 2, 3 년 안에 남들의 고단하고 지친 삶에 시원한 냉수 한 그릇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믿었다.

하지만 열정도 어떤 그릇에 담겨야 소용이 있다는 것을 아는 데 그만한 세월이 걸리고 말았다. 물론 그 세월 동안 열심히 하지 못하고 게을렀기에 그 세월에 맞갖는 깊이와 무게를 지닌 그릇에 이르지는 못하였다. 이제 겨우 형태만 갖추었을 뿐이다. 하지만 노력하리라.

감사드려야 할 분이 너무나 많다. 인간이 존재하게 하고 글이라는 양식으로 서로의 마음을 나눌 수 있게 하신 분. 오랫동안 믿고 지켜봐 주신 부모님. 물심으로 도와준 동생들. 그리고 님과 할머니. 승주 형님과 형수님. 상범이 부부. 문학인의 정신 자세를 늘 일깨워 주신 조동선 선생님. 용기를 잃지 말라고 힘을 보태준 친구들과 문우들. 좌절의 되풀이로 다져진 지반 위에 굳건한 문학의 성채를 구축하라고, 부족한 작품임에도 따뜻한 이해와 배려하에 뽑아주신 심사위원 선생님들. 이 모든 분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미안함을 느끼는 분들 또한 많다. 시퍼렇게 밤을 새우며 문장 하나하나에도 공들이며 작품을 썼을 문청 제위. 하지만 용기를 얻을 수 있게끔 지난했던 나의 문학 과정을 일부러 서두에 밝힘으로써 미안함을 조금이나마 덜고자 한다.

△1958년 경북 영주 출생 △1989년 서경대 영문학과 졸업 △1983∼1991년 공무원 생활

◆ 2002년 동아 신춘문예 당선작 및 가작 전문(全文)은 동아닷컴(http://www.donga.com/docs/sinchoon/)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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