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내년 ‘山의 해’ 선언

  • 입력 2001년 12월 13일 18시 02분


‘2002년은 국제 산의 해.’

유엔은 11일 수많은 동식물의 서식지이며 신선한 물의 원천인 산의 중요성을 일깨우기 위해 2002년을 ‘산의 해’로 공식 선언했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유엔본부에서 ‘산의 해’ 공식 출범을 선언한 뒤 “인공위성 사진을 보면 지난 10여년간 많은 산림이 훼손됐다”며 “후손들에게 풍부한 자원을 제공해줄 산을 가꾸고 보존하는 것은 전 세계인의 과제”라고 지적했다.

‘산의 해’ 행사 주관 조직인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자크 디우프 사무총장은 “산악지대 주민들은 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들”이라며 “산악지대 분쟁이 산골 사람들의 가난을 줄이려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최대의 장애”라고 말했다.

그는 “적의 접근을 어렵게 하고 은신처가 많아 산이 전쟁터로 선호되고 있으나 산악 전쟁 탓에 환경이 파괴되고 경제 개발이 지체되고 있다”며 “평화 없이는 환경 보존과 빈곤 퇴치도 달성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세계인구 60여억명 가운데 약 10분의 1이 산악지대에서 살고 있으며 절반가량인 30억명이 산에서 마실 물을 얻고 있다.

그러나 현재 벌어지고 있는 27건의 분쟁 중 23건이 산악지대에서 전개되고 있다. 체첸과 발칸, 카슈미르 분쟁이 모두 산에서 벌어졌고 현재 진행 중인 아프가니스탄 전쟁도 대표적인 산악 전쟁이다.

또 전 세계의 산은 계속되는 개발과 농지 개간, 도시화 등으로 지속적인 파괴의 위협에 놓여있다. 생명의 원천인 산림을 인간이 스스로 파괴하고 있는 것.

산하에 ‘국제 산의 해’ 조직위원회를 구성해 각종 포럼과 행사를 준비 중인 FAO는 회원국에도 산의 지속적인 개발과 보존을 위한 다양한 정책 개발을 촉구했다.

<선대인기자>eod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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