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음]美 한국학 대가 와그너교수 별세

  • 입력 2001년 12월 9일 18시 33분


미국내 한국학 연구를 개척한 에드워드 와그너 전 하버드대 교수가 8일(한국 시간) 미국에서 별세했다. 향년 77세.

1924년생인 그는 1960년대 초반 하버드대 교수에 취임해 1995년 퇴임하기까지 하버드대 동양학 연구의 핵심을 이루는 옌칭연구소에서 봉직하며 하버드대에 한국학 강좌와 자료실을 마련하는 등 한국학 개척에 헌신해왔다.

현재 영미권에서 대표적인 한국학 학자로 활동중인 마르티나 도이힐러 전 런던대 교수, 제임스 팔레 워싱턴 주립대 교수 등이 그의 제자. 그의 하버드대 대학원 박사학위논문 ‘이조사화(李朝士禍)’는 1971년 하버드대에서 출판된 후 3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한국사 연구의 주요 업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는 퇴임후 최근까지 투병 생활을 하면서도 전북대 송준호(宋俊浩) 명예교수와 함께 1960년대부터 시작된 프로젝트 ‘조선조 지배 엘리트에 관한 연구’를 계속해 그 성과가 조선시대 문과급제자들의 명단과 혈통을 정리한 ‘CD롬 보주 조선문과방목(補註 朝鮮文科榜目)’(동방미디어)으로 발간됐다.

그의 제자인 유영익 연세대 석좌교수는 “고인은 하버드대에서 한국학을 일으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며 “그의 한국학 저작들은 한국 역사와 문화를 영어권에 소개할 때 가장 신뢰받는 표준이 됐다”고 말했다.

<김형찬기자>kh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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