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소녀 소프라노, 20세기후반까지 대중 외면

  • 입력 2001년 11월 6일 18시 51분


사춘기를 못 넘긴 어린 소녀의 노래는 음악계에서 오랫동안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었다. 성인 소프라노나 앨토의 성숙미도, 같은 또래 소년들의 힘도 갖추지 못해 어느 면에서나 불완전한 것으로 여겨졌기 때문.

중세기 이후 ‘소년 성가대’가 각광받은 점을 감안하면 ‘소녀 가수’들에 대한 상대적 홀대는 더 극명해진다. ‘여자는 회당에서 조용할지어다’라는 신약성서의 구절 때문에 여성의 성가대 참여가 허락되지 않자 보이 소프라노 혹은 앨토가 교회 음악의 높은 성부를 담당해왔다.

이에 따라 ‘소녀’가수들이 설 자리는 없었다. 바로크 시대 이후 오페라에서 소녀 배역이 있었으나 이는 성인 가수나 ‘폐활량이 좋은’ 소년이 소녀 옷을 입고 노래하는 것으로 대체됐다.

20세기 후반, 소년합창단 출신인 알레드 존스, 앤토니 웨이 등 보이 소프라노가 독집 음반을 내놓으면서 인기를 누렸으나 샬럿 처치가 등장하기 전 클래식계의 ‘소녀 가수’는 여전히 대중에게 외면받았다.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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