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기 이후 ‘소년 성가대’가 각광받은 점을 감안하면 ‘소녀 가수’들에 대한 상대적 홀대는 더 극명해진다. ‘여자는 회당에서 조용할지어다’라는 신약성서의 구절 때문에 여성의 성가대 참여가 허락되지 않자 보이 소프라노 혹은 앨토가 교회 음악의 높은 성부를 담당해왔다.
이에 따라 ‘소녀’가수들이 설 자리는 없었다. 바로크 시대 이후 오페라에서 소녀 배역이 있었으나 이는 성인 가수나 ‘폐활량이 좋은’ 소년이 소녀 옷을 입고 노래하는 것으로 대체됐다.
20세기 후반, 소년합창단 출신인 알레드 존스, 앤토니 웨이 등 보이 소프라노가 독집 음반을 내놓으면서 인기를 누렸으나 샬럿 처치가 등장하기 전 클래식계의 ‘소녀 가수’는 여전히 대중에게 외면받았다.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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