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뤼팽 佛공쿠르문학상 수상…소설 ‘붉은 브라질’로 영예

  • 입력 2001년 11월 6일 01시 27분


올해 프랑스 최고의 문학상인 공쿠르상은 소설 ‘붉은 브라질(Rouge Bresil·갈리마르출판사)’의 작가 장 크리스토프 뤼팽(50·사진)에게 돌아갔다.

공쿠르상을 시행하는 아카데미 공쿠르는 5일 파리에서 “10번의 심사위원 투표 끝에 뤼팽의 ‘붉은 브라질’을 수상작으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붉은 브라질’은 르네상스 시기 프랑스의 브라질 정복을 다루고 있다.

뤼팽은 의학을 공부한 뒤 프랑스 명문 파리정치대학에서 수학했고, 국경없는 의사회와 프랑스적십자사 등 인도주의 단체에 관여했으며, 정부에서도 일했던 다채로운 경력의 소유자. 보스니아에서는 세르비아측에 억류된 프랑스 인질을 석방시키기도 했다. 97년 발표된 그의 소설 ‘아비시니아인’은 메디테라네상을 받았으며 30만부나 팔렸다.

공쿠르상은 1150개나 되는 프랑스 문학상 가운데 최고의 권위를 자랑한다. 마르셀 프루스트, 앙드레 말로, 시몬 드 보부아르, 마르그리트 뒤라스 등이 이 상을 받았다.

상금은 고작 50프랑(약 9000원)짜리 수표 한 장. 하지만 수상작은 평균 60만부 이상 팔리고 30여개 언어로 번역된다. 인세 수입만으로도 수상 작가는 평생 글만 쓰면서 살 수 있으니 문학의 종신보험인 셈.

당연히 출판사에도 대박의 보증수표다. 르몽드지는 “한 권의 공쿠르상 수상작은 출판사에 풍요롭고 아늑한 한 해를 보장한다”고 쓰고 있다.

지난해 수상작인 장 자크 쉴의 ‘잉그리드 카벤’은 심사위원들 사이에서도 ‘너무 난해하다’는 평을 들었다. 상업적 성공과는 인연이 없을 것 같던 이 작품이 최근까지도 프랑스 서점가 베스트셀러 명단에 오른 것은 공쿠르상의 힘이다.

소설가 에드몽 드 공쿠르의 유언에 따라 제정돼 1903년부터 시행돼온 공쿠르상의 심사는 10명의 종신 ‘아카데미 공쿠르’ 회원이 맡고 있다.

한편 이날 발표된 르노도 문학상은 소설 ‘천상의(Celeste·르로쉐출판사)’의 작가 마르틴 르 코즈가 차지했다.

<파리〓박제균특파원>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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