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대란 '적신호'…카드-대출 연체율 '껑충'

입력 2001-09-10 18:46수정 2009-09-19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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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말이나 내년 상반기 중 ‘신용대란’이 올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신용대란이란 경기침체 등으로 개인들이 카드대금이나 대출금을 갚지 못해 무더기로 파산상태에 빠지고 연체율이 급격히 높아지면서 카드회사나 은행들도 부실채권이 늘어 부실화되는 현상.

올 하반기 들어 경기가 급격히 나빠지면서 신용카드와 은행의 가계대출의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신용대란의 조짐〓한 시중은행의 카드담당 임원은 “최근 들어 신규 연체자 가운데 여러 카드가 동시에 연체되는 다중연체자가 급증하고 있다”며 “경기부진이 장기화될 경우 신용카드 회사는 물론 신용대출을 많이 한 은행 보험사들도 연체로 고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자코리아 관계자도 “올해 말 또는 월드컵축구경기가 끝나는 내년 7월경부터 개인파산이 봇물을 이룰 것”이라며 “지금부터 연체 및 개인신용정보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을 경우 신용대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신용카드 연체율이 아직 4∼8%로 외환위기 때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으나 신용카드 이용금액이 60조원에서 400조원으로 늘어난 만큼 연체의 파급효과는 그때보다 엄청나게 크다”고 분석했다.

은행 등 금융기관이 신용대출을 늘리고 난 뒤 6개월여가 지나면 연체율이 높아지는데 올 3∼4월부터 신용대출이 늘어난 데다 경기가 3·4분기부터 급랭하고 있어 연체가 급증할 것이란 설명이다.

▽신용불량자 급증〓국민은행의 연체율은 6월말 1.57%에서 7월에 2.57%로 올라 연체율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연체율이 높아지면서 신용불량자도 급증하고 있다. 6월말 현재 신용불량자는 275만명으로 사상 최대였다. 법인과 일반사업자를 제외한 순수 개인 신용불량자도 240만명에 이르렀다. 이는 3월보다 40만명 이상 늘어난 것. 5월 108만명의 신용불량자가 신용사면된 것을 감안할 때 최근 들어 신용불량자가 급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법원에 파산을 신청하는 개인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서울지방법원에 개인파산을 신청한 사람은 올 상반기 중 130명에 이른다. 작년 한해 동안 131명이었던 것과 거의 비슷한 수준. 이런 추세라면 98년(250명) 수준은 넘어설 전망.

▽대책은 없나〓삼성카드는 개인의 신용평점에 따라 한도를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트라이어드(TRIAD)시스템을 도입함으로써 연체율을 6월말에 3.7%수준으로 떨어뜨렸다. 이는 신용카드 업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 이처럼 현금서비스 한도를 개인 신용도에 따라 탄력적으로 관리하는 것 외에 △다중연체자 정보를 공유하고 △미국의 크레딧뷰로(Credit Bureau)와 같은 개인 신용정보 조사회사를 통해 신용정보를 관리하는 것이 시급하다(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지적이다.

김병연 금융연구원 은행팀장은 “기업 채무재조정을 하는 것처럼 가계에 대해서도 채무재조정을 하지 않을 경우 심각한 사회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작년에 절도(도둑)가 17만3965건으로 99년(8만9395건)보다 2배 가까이 는 것처럼 앞으로 생계형 범죄가 크게 늘어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홍찬선기자>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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