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년 한해 동안 각종 간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은 전체의 10%를 웃돌 정도. 특히 40대 사망자수의 경우 10만명당 41.4명으로 교통사고보다 더 많다. 국내 간질환의 ‘주범’은 B형 간염 바이러스로 전체 발병 원인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문제는 B형 간염의 경우 완전한 치료제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는 것. B형 간염은 바이러스가 5세 이전에 침입해 잠복해 있다가 대부분 성인이 된 후 발병한다. 따라서 영아때 백신 을 접종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 1983년 녹십자사가 세계에서 세번째로 개발한 ‘헤파박스’는 본격적인 국산 간염 백신이다.
당시 국내에서는 전량 고가의 수입 백신에 의존하던 상황이었다. 국산 백신이 개발됨에 따라 서민들도 수입 백신의 30% 정도의 가격에 양질의 백신을 접종받게 됐다.
개발 당시 ‘헤파박스-B’라는 제품명으로 출시됐다가 88년 유전자 재조합 방식의 제2세대 백신으로 업그레이드 되면서 현재의 ‘헤파박스-진’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헤파박스는 지금까지 국내에서 7000만회 이상 접종됐으며 그 결과 80년대 13%에 이르던 B형 간염 보균자 비율이 최근 몇년새 7% 이하로 떨어졌다. 또 ‘헤파박스-진’은 뛰어난 효능과 안정성을 인정받아 세계보건기구(WHO), 세계아동기구(UNICEF) 등 국제기구와 세계 60여 개국에 수출돼 지구촌의 B형 간염 퇴치에 기여하고 있다.
백신 접종후 간혹 미열, 두통, 어지러움, 근육통 등이 생길 수 있지만 이는 일반적인 부작용으로 대개 2, 3일 이내에 사라진다.
최영재(인제대 상계백병원 소아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