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난 공부하러 카페간다?"…'스터디 카페' 부쩍 늘어

  • 입력 2001년 6월 18일 18시 46분


스터디카페 '민들레영토'
스터디카페 '민들레영토'
《조용하고 밝은분위기에서 차를 마시며 토론이나 세미나, 공부 등을 할 수 있는 스터디 카페가 늘고있다. 종전에는 대학생 스터디 그룹이나 캠퍼스 커플, 동아리 회원 등이 주로 이용했으나 최근 들어서는 각종 수험준비와 사교모임 등으로 확대되면서 대학가는 물론 도심까지 진출하고 있는 추세다. 이에따라 스터디 카페도 허름한 다방분위기에서 고급사교클럽 같은 내부를 갖춘 체인점 형태의 ‘기업형’도 등장하고 있다.》

▽‘공부도 하고 분위기도 즐겨요’〓14일 오후 2시 서울 신촌의 카페 민들레영토. 대학생으로 보이는 손님들이 책과 공책을 번갈아 보며 뭔가를 열심히 끄적거리고 있다.

다락방처럼 꾸며진 2층에 따로 따로 한 명씩 앉을 수 있게 마련된 책상의 배치와 손님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학구열은 웬만한 도서관의 열기를 능가할 정도다.

시험기간을 맞아 색색의 형광펜으로 사정없이 ‘밑줄 좍’을 그리고 있는 학생들, 열심히 토론을 벌이는 이들의 면학열기가 실내의 은은한 커피향과 잘 어우러진다.

공부하기 좋게 칸을 나눈 방 하나에 남녀 학생 4명이 테이블 위 교재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다.

변리사 시험 준비생 모임인 이 그룹 회원 박진선씨(23·이화여대 4년)는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함께 공부할 사람을 찾다 보니 각기 학교가 달라 장소 잡기가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각자의 집에서 중간지점인 이 카페다.

16일 이화여대 앞 스터디 카페 ‘가곡’에서도 언론사 입사 준비생들이 뜨겁게 토론을 벌이고 있었다.

스터디 회원 이은화씨(24·동국대)는 “조용한 음악을 틀어주는 데다 오랫동안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도 뭐라고 하는 사람이 없어 마음이 편하다”며 “스터디 카페는 혼잡한 학교 세미나실이나 수시로 자리를 옮겨야 하는 강의실보다 낫다”고 말했다.

스터디 카페 주인들은 “최근 취업난 때문인지 취업, 고시, 자격증 시험 대비 스터디 그룹 대학생이 많이 찾고 있다”고 말한다.

민들레영토 신촌점의 방일국 지점장은 “대학생뿐만 아니라 외국인 강사에게 회화 과외 수업을 받는 초중고교생이나 각종 학습 동호회가 몰려 주말에는 줄을 서야 입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원스톱 문화공간〓경제 사회 어학 관련 서적에서 만화책까지 2만여권의 장서를 갖춘 홍익대 앞 스터디 카페 ‘도서파크’는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PC를 13대 갖추고 있다.

거의 매일 이곳에 온다는 이태헌씨(26·연세대 경영학과)는 “공부하면서 음악도 듣고 PC도 사용하고 음식도 시켜 먹을 수 있어 ‘원스톱’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요즘 각 대학 도서관에서는 입장하기 전 학생증으로 신분을 철저히 확인하는 탓에 시험기간이면 학교가 달라 ‘견우와 직녀’가 돼야 하는 커플도 이 곳의 단골 손님. 여자 친구와 함께 카페를 찾은 김대현씨(24·용인대 3년)는 “데이트를 즐기면서 공부도 할 수 있으니 ‘임도 보고 뽕도 따는 공간’이라고 말했다.

▽스터디 카페의 조건〓은은한 음악과 밝은 조명이 기본으로 독서 전용 북카페가 스터디카페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스터디 카페는 찻값이 3000원 안팎으로 싼 편인데다 무제한 리필이 가능하다. 무료로 컵라면 등 간식을 주는 곳도 있어 주머니가 가벼운 대학생들에게 인기 만점.

주류 판매를 자제하고 금연구역을 설정해 면학분위기 조성에 도움을 주는 곳도 많다.

<김현진기자>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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