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67년 근정전 중건 상량문 보수공사중 지붕서 발견

  • 입력 2001년 6월 8일 18시 31분


1867년 중건 당시의 상량문 앞부분. 전체 크기는 가로 13.5m, 세로 0.77m.
1867년 중건 당시의 상량문 앞부분. 전체 크기는 가로 13.5m, 세로 0.77m. <사진제공 문화재청>
1867년 서울 경복궁 근정전(국보 223호)을 중건할 당시 작성된 상량문(上樑文)이 8일 공개됐다.

근정전을 해체 보수하고 있는 문화재청은 1월 근정전 2층 지붕 아래 종도리(맨 위에서 서까래를 받쳐 주는 긴 목재) 부분에서 상량문을 발견해 이를 보존 처리한 뒤 이날 공개했다.

경복궁은 1395년(태조 4년) 조선의 정궁으로 창건됐고 임진왜란 때 소실됐다가 1867년(고종 4년) 흥선대원군의 주도로 다시 세워졌다. 이같은 경복궁 중건의 배경을 담은 이 상량문은 가로 13.5m 세로 0.77m 크기의 붉은색 명주천에 한문으로 기록돼 있다.

상량문에는 ‘태평 세월을 맞이하여 천지가 다시 생동하고 아침해가 동방에서 떠오르니 경복궁을 다시 세워 한양을 수놓고자 한다…원하옵건대 상량한 다음 하늘이 나라에 안녕을 주시고 길이길이 종묘를 편안히 하리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 상량문은 경복궁 연구에 중요한 사료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문화재청은 상량문 이외에 흥선대원군이 고종의 뜻을 받들어 경복궁을 중건했다는 내용을 담은 ‘흥선대원군합하봉(興宣大院君閤下奉)’, 공사 관계자의 직책과 이름을 적은 ‘영건도감감동도제조(營建都監監董都提調)’, 화재 예방을 기원하는 의미로 수(水)자를 적어 넣은 종이, 왕실의 권위를 상징하고 동시에 화재 예방을 기원하는 의미로 용(龍)문양을 그려 넣은 종이, 수(水)자를 음각한 6각 은판 등도 발견해 이날 함께 공개했다.

<이광표기자>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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