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하기 전에 애들 데리고 스키 타러 한번 가야 할 텐데….”
“애들이 뭐라고 말했어?”
“아냐. 애들한테 미안해서…. 요즘 애들은 개학하면 방학에 가족과 함께 다녀 온 곳을 자랑한대.”
“서영이와 세환이는 요즘 공부를 잘 안해. 학원 수도 줄여줬는데….”
“놔둬. 방학 동안은 눈싸움도 하고 컴퓨터 게임도 실컷 하도록 해야 해.”
“설 연휴 때 고향에 갔다오면서 스키장에 들르자. 강원도엔 스키장이 많잖아.”
“알았어.”
“당신도 애들에게 공부 좀 하라고 말해. 나만 집안에서 공부, 공부 하니까 나만 나쁜 사람되는 기분이야.”
“알아. 하지만 늦게 퇴근해 집 현관문 열면 애들이 ‘착’ 달라붙어 뽀뽀하면서 ‘아빠 왔다’고 좋아하는데 나까지 ‘공부 열심히 하라’는 말은 너무 심한 것 같아.”
“나 보고 악역을 도맡으라는 얘기군….”
“미안. 내년엔 아이들과 이스라엘 관광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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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박정규기자>jangk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