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프라자호텔 객실 세일 김성희씨 "경엉 동향-숙박 취향까지

  • 입력 2001년 1월 16일 19시 12분


‘올해의 목표는 매일 25실 안팎으로 총 9000여실 유치.’

외국계 금융회사를 상대로 호텔 객실을 ‘세일’하는 서울 프라자호텔 마케팅팀 김성희씨(29·판촉지배인)의 신사(辛巳)년 각오다.

경기불황에도 불구하고 업무 목표량을 지난해보다 ‘공격적’으로 높여 잡았고 ‘거래선’ 밀착접근을 위한 특별 전략도 이미 짜놓은 상태.

“은행 증권 보험 컨설팅 등 외국계 금융회사를 상대로 영업을 하고 있는데 판촉대상을 ‘거래선’이라고 부르고 있죠. 호텔상품을 잘 팔려면 거래선의 동향이나 숙박 취향 등을 먼저 파악해두는 것이 필수죠.”

김씨의 관할권에 있는 판촉대상은 외국계 금융회사 70여개.

그는 이들 회사에서 언제 특별감사가 진행되고, 본부 경영진의 한국 파견일자는 언제인지 등 사내동향에 항상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들 정보가 장기투숙객 유치를 위한 ‘기초단서’이기 때문이다.

“정확한 정보를 확보하기 위해 매일 오전 인터넷 홈페이지 ‘서핑’을 하고 국내외 일간지를 꼼꼼히 살펴 거래선 기사를 모두 스크랩하는 일부터 시작하지요. 또 매일 5, 6개의 회사를 방문해 담당자들과 친분을 쌓아두는 것도 주요 업무죠.”

‘정보사냥’에 분주히 나서야 하는 그의 일과는 마치 일선 취재기자와 비슷해 보였다.

호텔 안내데스크에서 2년 간 일하다 ‘판촉요원’으로 발탁된 김씨는 마케팅팀에서 3년차 초년병에 불과하지만 판매실적은 ‘최상위권’에 속한다.

‘1급 판촉요원’을 고수할 수 있는 비결을 묻자 그는 ‘몸으로 때우는’ 부지런함 이외에 별로 내세울 것이 없다고 대답한다.

출근시간은 매일 오전 6시, 세면과 화장은 회사에서, 옷가지 세면도구 등을 비치해둔 승용차는 ‘움직이는 라커룸’, 저녁에는 영어학원 수강…. 그의 이 같은 일상은 거의 시계추처럼 일정하다.

경희대 일어일문과를 나와 곧바로 호텔에 취직한 그는 일어실력에 버금갈 만한 영어회화 능력을 향상시킨다는 것이 올해의 목표다.

그는 “외국회사 본부의 감사팀 등을 호텔에 유치하면 한번에 수개월씩 묶기 때문에 우리에겐 소위 ‘대박’이 터지는 것이지요. 영어실력을 더욱 길러 호텔 마케팅업계의 최고수로 인정받을 때까지 ‘무한정’ 자기계발에 나서겠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박희제기자>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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