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민족사관고 김선양 "옥스퍼드大 간다"

  • 입력 2000년 12월 22일 23시 16분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외국에 한번도 나가본 적이 없는 18세 여고생이 영국 옥스퍼드대의 단 한 명밖에 뽑지 않은 PPP과정(철학 심리학 의학)에 합격했다.

▼1명뽑는 철학-심리-의학과정▼

민족사관고(강원 횡성군) 3학년 김선(金旋)양은 11월 중순 옥스퍼드대로부터 입학 허가를 받았다. 김양은 일찍 유학을 결심, 교내 유학반에서 공부에 매달렸고 올해 수능시험도 치르지 않았다.

김양은 미국 대학에 진학하려다 막판에 정신과 의사가 되기 위해 다양한 기초 학문을 할 수 있는 옥스퍼드대 PPP과정으로 진로를 바꿨다. 옥스퍼드대의 여러 칼리지 가운데 김양이 지원한 허트포드칼리지에 배정된 인원은 단 한명.

김양은 대학진학적성시험(SAT)과 토플 등 미국 대학 진학 관련 서류를 보냈지만 옥스퍼드대는 이를 모두 인정해 자체 시험과 인터뷰도 하지 않고 입학을 허가했다. 김양은 SAT에서 영어는 세계에서 2%, 수학은 1% 안에 드는 놀라운 성적(1600점 만점에 1540점)을 받았다. 토플은 677점 만점에 640점. 수학 과학에 뛰어나 줄곧 전교 1등을 한 김양은 학교 명예위원회 위원장, 영자신문 기자 등 활발한 활동을 한 점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김양은 합격 소식에 또 다른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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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어려워 유학경비 걱정▼

“아버지께서 합격 소식을 듣고서야 사업이 부도났다는 말씀을 하셨어요. 유방암으로 투병중인 어머니가 얼마나 마음 고생을 하셨을지….” 옥스퍼드대는 외국인에게 장학금을 주지 않아 김양은 유학 경비를 걱정하고 있다.

김양은 “자유롭고 깊이있게 공부하고 싶어 외국 유학을 결심했다”면서 “어머니처럼 고통받는 여성들을 위해 ‘국제 여성 전문병원’을 세우고 싶다”고 말했다.

<이인철기자>in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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