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신간]이재룡 할아버지, 297시간만에 귀를 뚫다!

  • 입력 2000년 12월 22일 18시 45분


◇ 이재룡 할아버지, 297시간만에 귀를 뚫다! / 이재룡 지음 /184쪽 5800원 사회평론

손주 하나를 둔 젊은 할아버지인 저자(59)는 나이 50이 넘어 조기 정년퇴직을 하게 된 어느 날 구석에 처박아두었던 단파라디오를 꺼내 무작정 영어뉴스를 듣기 시작해 297시간이 지난 뒤 귀가 뻥 뚫린 자신을 발견하게 됐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라디오로 영어뉴스를 듣기만 했는데도 영어신문까지 줄줄 읽히는 것이었다.

이 책은 저자가 이같이 몸으로 깨친 영어듣기 비결을 소개하고 있어 주목을 끈다.

그는 중학교와 고교를 거쳐 소위 일류대학을 다니면서 영어공부를 했다. 그러나 영어를 접한지 40년이 넘었지만 도저히 영어가 들리지 않는 것이 한(恨)이었다. 컴퓨터 관련 회사를 그만두고 나온 92년 그는 평소 하고 싶었던 BBC뉴스 듣기를 시작했다. 매시 정시에 5분씩 뉴스를 들었다. 5분 동안 들어도 아는 단어가 5개가 넘지 않아 실망스러웠다.

몇 달 동안은 그만둘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들리지도 않는 걸 왜 이렇게 미련스럽게 하고 있나 하는 생각도 했다. 그러나 횟수가 거듭될수록 요령이 생겼다. 듣는 시간이 10분을 넘기면 주의가 산만해져 집중하기 어렵다는 걸 알았다. 그래서 한 번에 10분을 넘지 않게 하루에 여러 번 들었다. 모르는 단어는 종이에 적어두었다가 나중에 사전을 찾아보기도 했다.

하루 평균 28분씩 21개월 동안 BBC뉴스를 들은 뒤 영어뉴스가 우리말 뉴스와 전혀 차이가 없이 잘 들려 자신도 놀랐다. 모르긴 해도 매일 듣는 시간을 늘리면 귀가 뚫리는 기간이 그만큼 단축될 것이라는 게 그의 조언.

그는 스스로 체득한 이같은 이야기들을 한 인터넷 사이트에 연재, 호응을 얻자 베스트셀러 ‘영어공부 절대 하지 마라’를 낸 출판사 ‘사회평론’의 눈에 띄어 이 책을 내게 됐다.

<윤정국기자>jky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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