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닷컴 새책]'저기 도깨비가 간다'

  • 입력 2000년 6월 21일 16시 57분


▼'저기 도깨비가 간다' 김종대 지음/다른세상 펴냄/232쪽 9000원▼

도깨비는 진짜로 있는 걸까? 있다면 어떻게 생겼을까? 머리에 뿔은 하나일까 두개일까? 그리고 정말 씨름을 잘 할까? 인정머리도 약간 있는 놈일까?

저자 김종대씨는 국립민속박물관 전시운영과 과장으로 있으면서 오랫동안 '도깨비'를 천착해왔다. 도깨비를 연구하다보니 일반에 많은 오해가 있음을 발견했다. 가장 크게 잘못된 것은 도깨비가 남의 나라 요괴의 모습으로(그것도 일본의) 전락되었다는 점이다.

원래 도깨비는 '돗'과 '아비'의 합성어였다. 돗은 불이나 곡식의 씨앗을 말하는 종자를 뜻하고 아비는 아버지를 뜻하는 남자를 말한다. 따라서 도깨비는 불이나 종자처럼 생산능력이나 부를 늘릴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존재, 혹은 그러한 능력을 이르는 말에서 태어났다고 보인다.

도깨비는 유사이래 우리민족에게 매우 친근한 존재일 뿐 아니라, 우리민족의 심성을 그대로 빼닮고 있는, 희망을 주는 대상이었다. 신앙대상으로까지 정착하게 된 것을 보면 자명하지 않은가.

이 책은 그런 '한국토종' 도깨비에 대한 모든 것을 담고 있다.

우리 할아버지와 씨름을 했다는 도깨비는 대체 어떤 놈일까?

도깨비를 잡아 새끼로 칭칭 감아놓고 아침에 보니 싸리비였다는데, 우리 아이들은 도깨비에 대한 구전전설을 몇 개나 알까?

도깨비불을 본 적 없는 이들이 세상엔 이미 너무나 많다. 시골에 가면 도깨비불은 널렸다. 혼불도 있는데….

이제 도깨비를 만나러 가자.

최영록<동아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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