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 '일본식 장터' …日 니이가타현 풍물소개

  • 입력 2000년 6월 13일 19시 32분


서울 강남의 압구정동에 가장 일본다운 것들로만 짜여진 ‘일본식 장터’가 차려졌다. 먹거리 볼거리 모두가 일본식 그대로다. 떡꼬치 ‘야끼단꼬’를 하나 빼먹고 전통 사도 북춤을 보고 있노라면 잠시나마 일본의 한 작은 마을에 온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소설 ‘설국(雪國)’의 배경이 된 일본의 동북부 지역 니이가타(新潟)현이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갤러리아 백화점에서 ‘물산전’을 열고 있다. 18일까지. 2002년 월드컵 개최도시이기도 한 니이가타현이 한일교류 확대 차원에서 일본식 문화 체험의 장으로 가꿔진다.

니이가타 특산식품인 쌀과자, 청주, 사사단꼬(찹쌀떡)과 가정용품 등 50여 가지의 일본물품 들도 구경꾼들의 관심을 끈다. 인근 아파트에 산다는 한 주부의 장바구니에는 입맛을 당기는 이색 일본음식들이 가득차 있다. 오랜만에 서울에서 고향을 만난 일본인들도 먹거리와 생활용품을 챙기느라 분주하다.

일본 전통 의상 유가타(기모노)를 입고 사진을 찍는 10대 청소년들의 얼굴에는 신기한 표정이 가득하다. 나이든 주부들은 옷감을 만져보고 매무새를 살피느라 사진사의 독촉을 받기 일쑤다. 전통의상과 전통화장으로 뽐을 낸 일본 여인들도 짖꿎은 한국남자들의 어깨동무에 생긋생긋 미소만 보낸다. 한 20대 남성은 “상대의 문화를 이해하면 그만큼 가까워 지는 것이 아니냐”며 너스레를 떤다.

설국을 배경으로 한 사진전과 목판화전도 관심거리. 고산(高山)의 슬로프에서 활강을 꿈꾸던 스키 애호가들은 설국의 풍경을 담은 사진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50여개 스키장이 몰려있는 니이가타는 일본에서도 스키천국으로 손꼽히는 곳이다. 02-773-3161

<박정훈기자>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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