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판타지 여행 환상 동물 백과

  • 입력 2000년 3월 17일 19시 09분


용은 어디에 살까? 동서양이 다르다. 서양의 용은 땅 속이나 물 속 깊은 데 살지만, 동양의 용은 높은 하늘이나 습한 곳에서 산다.

몸매나 색깔도 다르다. 서양의 용은 검은색이지만 15세기경부터 녹색으로 ‘돌연변이’했다. 동양의 용은 훨씬 색깔이 화려하다.

성격도 천양지차. 서양의 용은 평생 인간에 도움되는 일이 드물다. 불을 뿜지 않나, 사람을 잡아먹지 않나…. 그러나 동양의 용은 삶의 상징이며 행복과 번영을 약속해 주는 은혜로운 동물이다.

(동서양의 용이 과연 같은 동물이기는 한걸까? 환경이 다른 탓에 각기 다르게 진화했나?)

이 책은 신화나 전설 속에 등장하는 환상 동물들의 모습을 소개한다. 문명 이전부터 사람들이 가져온 환상의 원형을 알려주며, 동서양의 문예 텍스트에 깊이 스며든 상징화된 ‘캐릭터’의 모습을 이해할 수 있는 길잡이 역할도 한다.

‘일각수’를 한번 들여다볼까? 오늘날 우리는 일각수를 서양 신화속의 동물로만 알고 있지만, 일각수의 설화는 거의 모든 문명권에서 나타난다. 오늘날 우리는 아프리카에서 높은 나무의 잎을 뜯는 동물을 기린이라고 부르지만, 원래 ‘기린’이란 동양에서 일각수를 부르는 말이었다.

기린은 암소와 용 사이에서 태어났다니, 역사 이전의 생명공학이 지금보다 앞섰던 것이 사실인가 보다.

중국에서 일각수는 젊은 부부의 침실에 머물며 아이를 가지도록 부추긴다. 서양에서 일각수는 순결의 상징이어서, 13세기에 그 뿔은 가루내어 식수를 정화시키는 약으로 쓰였다나. 그런데 실제 일각수가 잡혔을 리 없으니, 약제사들은 어디서 그 많은 뿔을 구했을까?

김승욱 옮김. 141쪽 1만5000원.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