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연휴 2700만 민족대이동…짧은 연휴 체증극심

  • 입력 2000년 2월 3일 17시 46분


설 연휴를 하루 앞둔 3일 전국의 주요 철도역과 고속버스터미널, 고속도로 등에는 귀성객과 귀성차량이 줄을 이어 연인원 2700여만명이 움직이는 민족 대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올해 설 연휴가 사흘간으로 예년보다 짧은데다 3일 오후 들어 눈발까지 날리자 귀성객들은 일찌감치 귀향길에 올라 고속도로와 국도로 진입하는 차량이 이날 오전부터 몰려 서울 도심에서는 평소보다 3∼4시간 빨리 정체현상이 빚어졌고 고속버스터미널과 서울역 등에는 반환표라도 구하려는 귀성객들로 큰 혼잡을 빚었다.

한국도로공사측은 3일 하루 동안 모두 25만3000대의 차량이 고속도로를 통해 서울을 빠져나간 것으로 추산했다.

경부고속도로는 예년보다 4시간 가량 빠른 3일 오전 10시경부터 한남대교∼기흥간 38㎞구간에서 서행과 지체가 되풀이됐다. 호남고속도로와 중부고속도로도 정오를 지나면서 몰려드는 차량으로 곳곳에서 극심한 정체를 빚었다.

특히 지난해 추석 연휴부터 9인승 이상의 승합차도 6명 이상 탑승할 경우 버스전용차로 진입이 허용되면서 LPG승합차를 이용한 귀성객들이 크게 늘어 고속버스 이용객들 역시 체증스트레스를 겪기는 마찬가지였다.

이에 따라 서울∼대전간 소요시간은 승용차로 평균 6시간, 고속버스로 4시간반이 걸렸으며 서울∼부산간은 승용차로 12시간, 고속버스로 11시간이 걸리는 등 일반차로와 고속버스 전용차로의 운행속도에 별 차이가 없었다.

서울 청량리 등 주요 철도역은 입석표까지 매진된 가운데 반환표라도 구입하려는 귀성객들이 창구마다 길게 늘어섰다. 철도청은 이날 하루 동안 서울에서만 9만5000여명이 열차로 귀성길에 올랐으며 전국적으로는 45만3000여명이 철도를 이용해 이동했다고 밝혔다.

강남 동부 상봉 등 고속 및 일반버스터미널도 오전중 대부분의 노선이 매진된 상태에서 다음날 표라도 구하려는 귀성객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김포공항 역시 서울발 제주 부산 광주행 등 전 노선의 비행기표가 매진된 가운데 이날 하루 동안 3만9000여명의 귀성객이 항공편을 통해 고향으로 떠났다.

<권재현·박윤철기자>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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