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과일 능금을 아십니까?…근대에 도입된 사과와 달라

  • 입력 1999년 10월 22일 19시 15분


“능금을 사과로 잘못 알고 계십니까.”

능금을 사과의 옛말 정도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능금은 근대 이후 우리나라에 도입된 사과와는 종(種) 자체가 다른 자생종 과일. 사과에 비해 신맛이 강하고 물기가 많으며 크기도 작다.

사과에 밀려 지금은 거의 자취를 감춰 사람들에게 잊혀진 과일이 되다시피한 능금. 이렇게 희귀한 능금나무의 천연 자생지가 서울에 남아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종로구 평창동 255 일대 야트막한 야산에는 30여 그루의 능금나무가 옹기종기 모여 있다. 과거 ‘세검정 능금골’로 불렸던 이곳은 10여년 전만 해도 300여 그루의 능금나무가 있었으나 관리부실과 산성비로 인한 토양오염 등으로 수가 크게 줄어들었다.

종로구청이 지난해 능금나무의 자생 실태를 확인하고 보존 작업을 시도했으나 이 일대가 사유지 인데다 예산부족으로 아직까지 방치되고 있는 실정.

중앙대 안영희(安永熙·42·원예과학과)교수는 “능금나무의 보전은 자생식물의 유전자원을 지킨다는 면에서도 매우 중요하다”며 “정부 차원의 보호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서정보기자〉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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