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영화제/인터뷰]日영화 '쌍생아' 감독 츠카모토

  • 입력 1999년 10월 21일 19시 10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연일 매진을 기록하고 있는 일본영화 가운데 젊은 관객들이 가장 많이 몰린 영화는 츠카모토 신야 감독(39)의 ‘쌍생아’. 원래 예정된 2회의 상영과 1회 추가 상영이 모두 매진될 만큼 관객들로부터 열띤 호응을 얻고 있다.

‘사이버 펑크의 귀재’로 불리는 츠카모토는 1,3회 부산영화제에 초청됐던 영화 ‘동경 주먹’ ‘총알 발레’ 등에서 관객의 허를 찌르는 엉뚱한 상상력과 기괴하고 환상적인 이미지로 국내에서도 열혈 팬들을 확보한 컬트 감독. ‘쌍생아’도 특유의 펑크 스타일은 여전하지만 소수의 열광적인 팬들에게만 어필했던 이전 영화들과 달리 쉽고 재미있는 영화다.

영화의 이미지와 달리 차분해 보인다고 말을 건네자 츠카모토는 “많은 사람들이 내가 인터뷰 도중 갑자기 탁자를 뒤집거나 엉뚱한 짓을 할까봐 걱정하더라”며 웃었다.

항상 컬트와 엔터테인먼트의 비중을 계산해가며 영화를 찍는다는 그는 이전 영화들에서는 컬트의 비중이 컸지만 ‘쌍생아’에서는 엔터테인먼트의 비중이 크다고 소개했다.

‘쌍생아’는 20세기초 메이지 시대가 배경인데도 미래사회의 디스토피아를 연상시킨다. 쌍둥이로 태어났으나 한 아이는 버려져 거지로 자라고 한 아이는 의사가 되는 기구한 집안을 배경으로 선과 악의 모호한 경계, 점점 미쳐가는 인간 군상의 모습을 그렸다.

츠카모토는 “한 사람 안에 동시에 존재하는 선과 악을 드러내 보여주고 싶었다. 나는 완전한 선인도, 악인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부산〓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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