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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2월 4일 19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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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 병원들의 환자에 대한 서비스 실태다. 한마디로 고객의 편의는 뒷전이고 병원 위주로 돌아간다. 서울시내 대부분의 대형병원들은 휴일에는 퇴원을 잘 허락해 주지도 않지만 굳이 퇴원을 원하는 환자에게는 ‘가퇴원제’를 실시하고 있다. 이는 입원비에서 20∼40%를 더 받은 뒤 나중에 정산해 찾아가도록 하는 방법.
일요일이었던 지난달 17일. 생후 19개월된 아들을 이대동대문병원에 입원시켰다 퇴원시키려던 박희정(朴希偵·31·서울 도봉구 방학동)씨는 원래의 병원비(11만원)보다 4만원이나 더 내고 퇴원 한 뒤 월요일인 다음날 다시 병원을 방문해 차액을 찾아가야 했다. 환자 가족의 시간과 노력은 무시되는 것이다.
병원들이 가퇴원제를 실시하는 이유는 병원비를 정산하려면 진료비 약값 검사비를 정산해야 하는데 해당 직원들이 쉬기 때문에 어렵다는 것. 하지만 서울중앙병원과 삼성서울병원 등 신설 병원에서는 퇴원담당 당직자들이 남아 퇴원절차를 밟아주고 있다.
휴일퇴원이 가능하다 하더라도 문제는 남는다. 현금만을 고집하고 신용카드는 거부하는 병원들이 많기 때문이다.
병원들의 이런 편의주의는 최근 YMCA가 실시한 진료비 카드거래 수수실태 조사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서울YMCA시민중계실이 지난달 서울시내 69개 종합병원을 조사한 결과 67%는 아예 신용카드를 받지 않고있으며 신용카드를 받는 23개 병원 중에서도 11개 병원은 한 종류의 신용카드만 취급하고 있었다.
〈권재현·박윤철기자〉conf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