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내셔널오케스트라 내한공연…강동석씨등 협연

  • 입력 1998년 11월 10일 19시 15분


‘유연한 영국악단, 화려한 미국악단, 뜨겁고 육중한 소련악단’.

동구권 붕괴 이전인 LP음반 시대의 금언.

이제는 잊어버려도 좋다. 구소련 붕괴의 해인 90년, 기존 관영악단의 일류 주자들을 주축으로 탄생한 러시아 내셔널 오케스트라(RNO)는 어느 서방 악단보다도 유연하고 화려하다.

러시아 음악계의 새 시대를 상징하는 RNO가 두번째 내한무대를 갖는다. 15일 오후5시, 16일 오후7시반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강당. 피아니스트 겸 지휘자로 90년대 최고의 성가를 누리고 있는 음악감독 미하일 플레트뇨프가 지휘봉을 든다.

서울에 오는 RNO는 치밀한 연주기량 외에도 두가지 점에서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만든다. 첫째 올해 예정됐던 외국교향악단의 연주가 대거 취소된 가운데 열리는 유일한 교향악단 내한콘서트라는 점. 둘째는 화려한 협연자의 면면이다.

파리를 중심으로 활동중인 ‘현의 귀공자’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이 차이코프스키의 바이올린협주곡 D장조를 협연(15일)하고, 최근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전집을 내놓으며 ‘건반의 타이탄(거인)’으로 칭송받고 있는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협주곡 3번을 연주(16일)한다.

무대 후반부는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 4번(15일) 스트라빈스키 발레모음곡 ‘봄의 제전’(16일) 등 묵직한 중량감이 돋보이는 대작들로 장식될 예정.

RNO가 들려주는 뜨거움속의 풍요한 색채감과 세련미는 수십년간 ‘소련’이라는 이름속에 감춰졌던 러시아 고유의 풍요한 문화적 자산을 상징하는지도 모른다. 02―598―8277(크레디아)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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