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투신 청산 가능성…고객, 원금 못건질 수도

  • 입력 1998년 8월 13일 19시 48분


부도난 거평그룹 계열 한남투자신탁이 투신업계로부터 자발적인 자금 지원을 받아 유동성 부족을 해소하지 못하면 청산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위원회는 13일 고객들의 환매 요구로 유동성 부족 위기에 처한 한남투신에 대해 특별검사에 착수했으며 재산 부채에 대한 실사작업도 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객이 투신사에 맡긴 돈은 예금자보호대상이 아니어서 한남투신이 청산될 경우 고객의 피해가 우려된다.

▼한남투신 실태〓모기업인 거평그룹이 5월12일 부도난 후 고객들의 환매사태가 계속되고 있다. 수탁고가 3개월 동안 4조3천억원에서 2조5천억원으로 1조8천억원 줄어 하루 평균 환매액은 2백억원. 유동성 잔고는 2천억원에 불과하다.

한국 대한 국민 등 3대 투신사로부터 2천4백억원, 투신안정기금 2천억원을 지원받은 후 갚았다. 고객의 신탁재산 중 1조원을 연계콜로 차입했으나 장부에는 5천5백억원 정도 남아있다.

▼처리 방안〓청산 또는 투신업계의 자발적인 자금지원으로 압축됐다. 제삼자 인수는 후보기업들이 모두 난색을 표명해 물건너 간 상태다. 투신업계는 한남투신의 생존 가능성이 명확하지 않아 자금 지원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

한남투신이 1주일짜리 투신안정기금을 빌리려면 담보에다 연 10.5%의 이자까지 물어야 돼 쉽지 않다.

금감위는 한남투신이 유동성 부족에 빠지면 즉시 영업정지시킨 뒤 청산할 방침이다.

▼청산후유증〓한남투신이 청산되면 고객은 가입한 펀드의 운용수익률대로 되돌려받게 된다.

투신관계자는 “펀드별로 수익률이 20∼-50%로 다양하다”며 “투신상품을 예금처럼 생각했던 많은 고객 중 원금도 건지지 못하는 경우도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철기자〉sckim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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