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프로필]신임 서울대교구장 정진석대주교

  • 입력 1998년 5월 30일 12시 58분


30일 오전 로마교황청으로부터 서울대교구장에 공식임명된 鄭鎭奭 대주교(67·니콜라오)는 96년부터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으로서 우리나라 천주교를 공식 대표해온 인물.

1931년 12월 7일 충북 청주에서 태어난 그는 중앙중학(6년제)을 거쳐 서울대 공대 화공과에 입학했다가 한국전쟁으로 중퇴한 뒤 가톨릭대 전신인 성심대학에 진학,30세 때인 61년 사제수품됐다.

중림동본당 보좌신부로 사목활동을 시작한 그는 성신고교에서 6년간 교편을 잡은 바 있으며 65년부터 서울대교구장 비서실장을 역임했다.

이후 70년 로마 우르바노대학에서 교회법 석사학위를 받고 주교로 승격하면서 청주교구장에 착좌, 29년째 교구를 이끌고 있다.

그는 주교회의 총무와 부의장을 거쳐 96년 10월부터 주교회의의장을 맡아왔다.

「교계제도사」 「교회법원사」「교회법해설」 「목동의 노래」등 12권의 저서와 「성녀 마리아 고레띠」 「영혼의 평화」 「교회법전」 「김대건 신부 라틴어 서한」등 13권의 역서를 낸 학구파이며 지난 83년부터 16년째 주교회의 교회법위원장을 맡고 있을 정도로 우리나라 사제 가운데 교회법에 가장 밝은 인물로 꼽히고 있다.

이번 서울대교구장 서임에는 그의 해박한 교회법 지식과 함께 너그러운 인품과 소탈한 성격으로 사제와 신도들로부터 존경과 신뢰를 받고 있는 점이 높게 평가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3년째 鄭대주교를 보좌해온 宋悅燮 신부는 『언젠가 책을 선물하는데 포장을 해서 드렸더니 「왜 필요없는 치장을 하느냐」고 언짢아 하신 것이 그분이 제게 한 유일한 꾸중이었다』고 전할 정도. 스스로의 검약과 절제에는 철저하나 이를 남에게 강요하지는 않는 스타일이다.

또 吳雄鎭 신부가 충북 음성의 「꽃동네」를 우리나라에서 가장 잘 알려진 복지시설로 가꿀 수 있었던 것도 鄭대주교의 후원과 보살핌이 없었다면 어려웠을 것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이야기.

그러나 고령이어서 추진력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있으며 교구장 정년이 만 75세인 점을 감안할 때 앞으로 8년만에 또다시 교구장을 바꿔야 하는 문제도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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