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만대장경판전 새옷 입는다…36년만에 대역사 착수

  • 입력 1998년 3월 31일 08시 36분


우리 문화의 정수인 해인사 팔만대장경(국보32호)을 5백년 넘도록 완벽하게 보존해오고 있는 팔만대장경판전(국보52호). 그 신비의 목조 건축물이 기와와 서까래 등을 보수 교체하는 대역사(大役事)에 돌입했다. 62년 이후 36년만의 일.

이번 대역사는 경판전의 기와가 낡아 비가 새거나 바람에 날아갈 위험이 있고 이로 인해 대장경이 훼손될 우려가 높기 때문. 문화재관리국과 해인사는 95년에도 이러한 이유로 기와 일부를 긴급 보수한 적이 있다.

작업은 경판전 앞쪽 건물인 수다라장(修多羅藏)을 7월까지 먼저 보수하고 뒤쪽 건물인 법보전(法寶殿)은 12월까지 마무리하는 순서로 진행된다. 김동현 기술지도단장(한국건축사)은 그러나 “워낙 중요한 문화유산이기 때문에 내년으로 넘어가는 한이 있더라도 절대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보수 작업의 핵심은 공사 도중 경판전 내부의 팔만대장경을 어떻게 완벽히 보존하느냐 하는 점. 관리국은 그래서 비가 올 경우에 대비, 수다라장 지붕 위쪽에 양철 덧집을 씌웠다. 또한 먼지 등으로 인해 경판이 훼손되지 않도록 경판을 꽂아놓은 판가(板架) 주변에 2중 3중으로 광목천을 쳐놓았다.

수다라장 법보전을 덮고 있는 기와는 모두 2만여장. 관리국은 걷어낸 기와를 하나하나 정밀 점검해 상태가 좋은 것은 다시 사용할 계획.

작업 도중 일반인의 대장경 관람은 일부 통제된다. 해인사측은 관람객을 위해 경판전 입구에 대장경 사진을 전시하고 비디오도 상영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광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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