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주부들 자격증 강좌 몰린다…『남편실직 대비』

  • 입력 1998년 1월 20일 08시 59분


“언제 남편이 실직할지 모르는 판에 자격증이라도 따두면 한결 마음이 푸근할 것 같아 신청했습니다.” “10여년 동안 근무하던 직장에서 정리해고당한 남편이 새 직장을 구하지 못한 채 어깨가 처져 나다니는 모습이 안쓰러워 무슨 일이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에서 수강신청을 했습니다.” 울산시여성회관(관장 최도자)이 여성들을 상대로 사회교육과정생을 모집한 결과 애절한 사연을 밝힌 주부 신청자가 대거 몰려들었다. 47개 과목 1천5백25명을 모집하는 이번 여성사회교육과정에는 모두 3천2백40명이 신청, 평균 2대1의 경쟁률로 지난해 1.1대1에 비해 두배 가까이 늘었다. 신청자가 많이 몰린 과목은 최근의 경제난을 반영하듯 5개월 교육과정을 마친 뒤 자격증이 주어지거나 응시기회가 주어지는 자격반과 부업반. 조리자격 A반은 25명 모집에 2백명이 지원, 8대1의 경쟁률을 보였고 조리 도배 미용 꽃꽂이 등 기술자격반은 1백90명 모집에 7백61명이 몰려 평균 4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한복 양재 출장요리 옷수선 사진기술 출장간호분야 등의 부업반은 1백70명 모집에 6백12명이 신청, 3.6대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가정요리 제과제빵 실내디자인 등 ‘유사시 부업전선에 뛰어들 수 있는’ 취미반에도 8백65명 모집에 1천5백67명이 신청, 1.8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에 반해 지난해 신청접수와 동시에 지원자가 대거 몰렸던 가요교실반은 1백명 모집에 80명만 지원해 유일한 미달. 울산시여성회관 서무계 함신애씨(36)는 “수강료가 월 1만원으로 비교적 싼데다 경기침체로 여성들이 가계에 보탬이 되는 과목으로 수강신청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고 밝혔다. 〈울산〓정재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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