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춤꾼들이 가을과 함께 한국을 찾아온다.
9월1일∼10월 15일 서울과 과천에서 열리는 세계연극제에 초청받은 프랑스의 마기마랭을 비롯해 독일의 자샤발츠, 헝가리의 이베트 보직 등 3개 무용단. 여기에 미국의 전위 무용가이자 음악가인 메레디스 몽크가 내한한다.
강렬한 실험성을 추구하는 현대무용단들이어서 이런 것도 춤이라고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파격적이고 실험적인 무대가 펼쳐질 예정.
마기마랭은 리옹오페라발레단 파리오페라발레단 등과 함께 프랑스를 대표하는 현대무용단. 78년 창단된 이래 발레에 기초를 둔 춤동작에 연극적 요소를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현대무용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아왔다. 이번 무대에서는 사뮈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에서 영감을 받은 「May B」와 데카르트의 철학을 춤으로 나타낸 「바테르조이」를 선보인다. 바테르조이는 벨기에식 해물잡탕을 가리키는 말로 무용수들이 작은 북 드럼 등 리듬악기를 두들기거나 대사를 읊기도 한다. 9월 24, 25일 서울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
가장 특이한 공연으로는 단연 메레디스 몽크를 꼽을 수 있다. 65년부터 목소리의 영역을 넓히는 작업을 시도해 온 그는 3옥타브를 넘나드는 목소리로 수많은 등장인물과 배경, 색채감과 질감을 표현해 왔다. 정신병원에서 뛰쳐나온 듯한 모습으로 움직임을 최소화한채 목소리만으로 수많은 동작을 연기해 내는 그의 「콘서트」는 10월 9, 10일 서울 연세대 백주년 기념관에서 열린다.
창단 4년만에 유럽 현대무용의 새별로 떠오르고 있는 자샤발츠는 끊임없이 일어나는 사건으로 법석대는 가족구성원의 갈등과 혼란을 그린 「코스모나우텐거리에서」를 선사한다. 무대에 설치된 여러대의 모니터에 나타난 비디오이미지와 상반되는 동작들이 빠른 템포로 이어지며 부조리한 삶을 묘사한다. 9월1∼4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소강당.
이베트 보직무용단은 남녀간의 숨겨진 본능을 드러내는 「중국인의 사랑」, 두 여자의 일생을 그린 「두 개의 초상」을 공연한다. 9월 19∼23일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
국내에서는 박명숙의 서울현대무용단, 이정희무용단, 홍신자의 웃는돌 무용단, 김복희무용단, 최청자의 툇마루무용단, 안애순의 한국컨템퍼러리무용단 등 6개 무용단이 초청받아 자신들의 대표작을 선보인다. 9월14∼17일 서울 문예회관 대극장.
〈김세원기자〉